[메세나] 나눌 줄 아는 거인 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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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국내 대기업그룹 중 가장 활발한 메세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직접 미술관을 운영하면서 고급 문화와 전통 문화를 보존.전시하는가 하면 각종 공연.출판 활동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이 지난해 문화예술에 지원한 금액은 총 111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가 '메세나 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삼성은 문화예술 사업 지원은 삼성문화재단 주도 아래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문화재단은 삼성미술관 리움, 호암미술관, 로댕갤러리, 삼성어린이박물관 등을 관장할 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예술사업 지원 및 예술인재 양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각 계열사도 문화예술 공연.행사 협찬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의 메세나 활동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삼성미술관 '리움'을 개관한 일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한남동에서 문을 연 리움은 한국의 국보급 전통 미술과 근현대미술, 국제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이다. 작품 앞에 서면 적외선 센서가 전시 작품을 감지해 작품 설명을 해주는 첨단 안내 시스템을 갖추는 등 고급예술과 첨단기술이 어우러진 문화공간이다. 삼성의 다양한 문화예술 진흥 사업은 한국 예술계의 힘이 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우리 음악의 흥과 가락을 알리기 위해 국악동요제를 여는 등 국악동요사업을 펼치는가 하면 문화재 보존을 위해 관련 전문가 구성된 국내 최대의 사립문화재보존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국민의 문화적 수준과 교양을 높이기 위해 '문화와 나'라는 계간지를 1년에 4차례 발간해 전국 도서관.공공기관.학교 등에 무상으로 배포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삼성은 예술활동을 담당하는 젊은 예술가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맴피스트(MAMPIST) 제도. 맴피스트는 음악(Music).미술(Art).영화(Movie).연극(Play)의 영문 첫 자와 사람을 뜻하는 '-IST'를 조합해 만든 말로, 재능있는 젊은 문화예술인을 선발해 2년 과정의 해외교육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총 34명의 국외 유학 및 연수를 지원해왔으며, 이들은 현재 한국 예술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삼성의 적극적인 메세나 활동은 문화에 대한 이건희 회장의 특별한 관심 때문이다. 이 회장은 "기업이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기업과 문화 활동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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