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 탕아' 갈리아노, 그가 돌아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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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반(反)유대 발언으로 직장을 잃었던 패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54·사진)가 3년 만에 패션계에 복귀한다. 갈리아노는 1996년부터 2011년까지 프랑스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의 창조부문 총괄로 일했다.

 그가 새 둥지를 트는 곳은 ‘메종마틴마르지엘라(Maison Martin Margiela·MMM)’다. MMM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80~90년대 명성을 얻은 벨기에 디자이너 마르지엘라가 파리에서 시작한 브랜드다. MMM은 7일 오전(현지시간) 자사의 SNS에 문이 열린 사진 한 장을 게재하고 “MMM에 새 시대가 열린다”는 글을 곁들였다. 이어 미국 최대 패션전문 일간지 WWD 등 다수의 외신이 “갈리아노가 MMM의 새 창조부문 총괄이 된다”고 보도했다.

 MMM은 2002년 디젤·빅터&롤프·마르니 등 브랜드를 보유한 이탈리아 패션그룹 OTB에 인수됐다. WWD는 “OTB그룹의 렌조 로소 회장이 ‘갈리아노는 이론의 여지 없는 천재 디자이너다. 환상적인 패션 세계를 곧 다시 보게 되길 갈망하며 MMM이 그의 새 둥지가 되길 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갈리아노는 내년 1월 파리에서 열리는 MMM 패션쇼로 복귀할 전망이다.

 갈리아노는 2011년 2월 프랑스 파리의 한 카페에서 반유대주의에 근거한 인종차별 발언을 한 죄로 체포됐다. 곧바로 프랑스의 한 매체가 2010년 12월 비슷한 언행을 일삼는 갈리아노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비디오 속 갈리아노는 만취 상태였다. 반유대주의 발언 자체가 불법인 프랑스에서 갈리아노는 기소됐고 디올은 그를 해고했다. 디올을 비롯해 자신의 이름을 건 ‘존 갈리아노’도 다른 디자이너 손에 맡겨졌다.

프랑스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패션계에서 잊혀진 듯했던 갈리아노는 지난해 미국 패션 브랜드 ‘오스카드라렌타’의 일을 돕기도 해 복귀가 임박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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