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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축구 오늘 첫 모의고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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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유연한 축구. 울리 슈틸리케(60) 신임 감독이 직접 밝힌 한국축구 대표팀의 새로운 팀 컬러다.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슈틸리케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은 ‘유연한 축구’의 실체를 확인할 첫 번째 기회다.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0위로 한국(63위)보다 세 계단 앞선 남미의 복병 파라과이다. 한국전에는 베테랑 골잡이 로케 산타크루스(33·말라가)를 최전방에 두고 팀 리빌딩의 핵심인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 감독의 전술에 어울리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발굴이 최대 관심사다. 슈틸리케 감독은 센츄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가입에 빛나는 이동국(35·전북)과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 김승대(23·포항)를 공격수로 발탁했다. 두 선수는 장·단점이 엇갈린다. 이동국은 경험과 리더십에서 앞서지만 행동 반경이 좁고 느리다. 지난 달 5일 베네수엘라전에서는 두 골을 터뜨리며 3-1 승리를 이끌었지만, 사흘 뒤 우루과이전(0-1패)에서는 최전방에서 고립돼 고전하다 후반 24분 교체됐다. 김승대는 빠르고 영리한 공격수지만 A대표팀 이력이 없다.

 두 선수의 도전 결과는 박주영(29·알 샤뱝)의 재발탁과 연결돼 있다. 브라질 월드컵 부진 이후 두문불출하던 박주영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명문 클럽 알 샤밥과 1년 계약을 맺고 무적(無籍) 신분을 벗었다. 종교적인 이유 등으로 중동행을 꺼리던 박주영이 과감히 사우디행을 선택한 건 “내 눈으로 경기력을 확인하지 않은 선수는 뽑지 않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취임 일성과 맥이 닿아 있다. 이동국과 김승대의 실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슈틸리케 감독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박주영을 향할 수 있다. A대표팀은 11월 14일과 18일 요르단과 이란에서 원정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중동에서 뛰고 있는 박주영의 컨디션을 점검할 기회다.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 역할은 기성용(25·스완지시티)이 맡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9일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성용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면서 “공격과 수비에 모두 관여하면서 팀의 중심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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