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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야당의 우윤근 원내대표에 거는 기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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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원내대표에 우윤근 의원이 당선됐다.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제1야당의 신임 원내사령탑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각별하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세월호법 협상에서 드러난 ‘이완구(새누리당 원내대표)-박영선(새정치연합 전 원내대표) 체제’의 후유증을 털어내고 국회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이다. 여야는 3차 협상안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세월호특별법을 마련했지만 유가족에 대한 배·보상 문제, 특별위원회의 역할과 권한 등 세부 내용을 둘러싸고는 이견이 팽팽하다. 정부조직 개편안, 내년도 예산안 등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도 첩첩이 쌓여 있다.

 그동안 국회가 세월호 사태에 가로막혀 경제살리기의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비난을 받는 데는 야당의 책임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 만큼 우 원내대표가 새로운 야당 원내대표의 모습을 보여야 할 책임이 있다. 강한 야당을 추구하면서도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이완구 원내대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통 큰 협상’을 해나가는 용기와 지혜를 발휘하길 기대한다. 그것이 금쪽같은 시간을 허송세월한 데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새정치연합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는 길이다.

 우 원내대표는 범친노무현계로 꼽힌다. 17대 국회 때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이끌던 열린우리당의 간판으로 국회에 들어왔다. 역시 친노로 분류되는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정세균 비대위원에, 원내대표까지 친노계가 독식하면서 야당 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제 있은 원내대표 경선 투표가 그걸 방증한다. 우 원내대표는 결선 투표에서 64표를 얻어 비노·중도파 단일후보 격인 이종걸 의원(53표)을 제쳤지만 1차 투표(42표)에선 이 의원(43표)에게 오히려 한 표를 뒤졌다. “친노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 원내대표가 당내 각 계파들이 극한 대결로 치닫지 않도록 갈등 관리에 신경 써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참여하게 된다. 우 원내대표가 당선 소감에서 밝힌 대로 ‘특정 계파에 쏠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잊지 말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