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경찰팀 … 뱃살빼기 펀드 … 직원 '건강 지킴이'로 나서는 기업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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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뱃살빼기 펀드’에 가입한 삼성중공업 직원이 자신의 비만도를 측정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근무하는 LG전자 임원들은 월 한번씩 건강체크를 받는다. 사내에 상주하는 간호사들이 찾아와 혈압도 재주고 때에 따라 혈액검사도 한다. 팬택 계열은 5년 이상 근속 임직원 및 가족에게 각종 질병에 대한 치료비를 최고 3000만원까지 지원한다. 대한항공은 직원 본인.배우자가 암에 걸릴 경우 치료비 총액의 70%를 2500만원 한도 내에서 회사가 부담한다. 이를 위해 보험료는 직원과 회사가 월 5000원씩 낸다. 경남 창원에 있는 경남스틸은 임직원 직계 존비속에 의료비 전액을 지원한다.

기업들이 임직원의 건강 챙기기에 팔을 걷었다. 치료비 지원 외에도 금연.금주를 돕는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일부 기업은 휴가일수도 대폭 늘렸다. 직원의 건강이 생산성과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 창원공장은 최근 금연펀드를 만들었다. 펀드 가입자들은 20만원을 적립한 뒤 1년간 금연에 성공할 경우 20만원을 더해 40만원을 받지만, 실패하면 20만원은 고스란히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아야 한다. 이들의 흡연을 감시하기 위해 사내에 '금연경찰팀'까지 만들었다. 금주 지원도 활발하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매주 수요일을 '금주의 날' 로 정해 회식을 일절 못하도록 했고 술잔 안 돌리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과체중 임직원들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최근 '뱃살빼기 펀드'를 만들었다. 가입비 5만원을 낸 임직원 중 6개월 내 체지방률을 정상화한 사람에게 20만원의 상금을 주고, 실패하면 가입비는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쓰인다. 건강검진 결과 과체중 판정을 받은 임직원 27명에게는 이 펀드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했다. 또 이들에게는 체질에 맞는 운동법과 식습관 개선책을 제시한다. 이 회사 김징완 사장은 "임직원이 건강하지 못하면 활력있는 회사를 만들 수 없다"며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계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건강을 돌보도록 휴가를 많이 주는 기업도 있다. 게임업체인 네오위즈는 결혼휴가(10일), 출산휴가(4개월)를 보장한다. 반도체 및 LCD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의 임직원들은 1년에 한달씩 휴가를 즐긴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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