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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 서울 총회] "작년 11월 이후 언론인 38명 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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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모든 나라에서 언론의 자유가 꽃피는 것은 아니다. 세계신문협회(WAN)는 세계 곳곳에서 표현의 자유와 언론인의 안전, 미디어의 발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WAN은 이날 자체 보고서를 통해 "2004년 11월 이후 언론인 38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수백명이 구속되고 공격당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라크와 필리핀에서는 각각 9명의 언론인이 피살돼 두 나라는 기자들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로 조사됐다. 필리핀에서는 10일 부패에 관한 기사를 자주 실은 한 주간지 발행인이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이날 '부패와의 전쟁 벌이는 신문, 위험한 산업'이라는 주제로 열린 라운드 테이블에서도 언론자유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됐다. 중국.인도.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네팔 등 아시아 5개국에서 온 언론인들은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자국의 언론탄압 실상을 알렸다.

말레이시아 온라인 신문인 '말레이시아키니'의 스티븐 간 편집국장은 "2003년 1월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가 나간 뒤 경찰이 사무실에 들이닥쳐 컴퓨터 19대를 압수해 갔다"고 말했다. 또 "매년 언론사의 허가를 갱신하도록 한 출판법 등 35개 법률이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일간지 '템포'의 밤방 하리무티 편집국장은 "폭력조직이 자신과 관련된 기사의 취재원을 공개하라고 위협했는데 이에 응하지 않자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했고, 1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말했다. 중국 '21세기 월드 헤럴드'의 기자였던 롄칭촨(連淸川)은 "부패 스캔들을 보도할 때 정부가 제공한 정보 내에서만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많은 국가에서 언로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들 언론인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진실을 향한 신문의 펜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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