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의세계|인간은 어디까지 접근했나 ⑦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우리는 큰것을 나타낼때 『산만큼 크다』는 표현을 자주쓴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한 제일 큰것은 우주다.
우주는 얼마나 클까. 현재까지 인간이 만들어낸 전파망원경이나 이론상 계산해본 우주의 크기는 약 1백50억∼2백억광년이 될것으로 보고있다. 가장 빠르다는 빚의 속드가 1초에 30만km, 시속 10억8천만km인데 이런 빛이 1백50억년 이상을 달려야 우주끝에 닿을 만큼 크다.
우주가 유한하다고 할때 『그러면 우주가 끝난 바깥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당연히 나오겠지만 지금의 인간능력으로서는 공간이 있을것이라는 추측뿐 아직 확실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주공간은 촘촘하게 별이 몰려있는것이 아니고 은하계라는 형태로 별들이 무리를 지어 존재한다. 1개의 은하계에는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내는 별이 1천억개쯤이 있다고 계산되며 또 우주전체에는 이러한 은하계가 1천억개쯤이 들어있다고 보고있다. 그러니 전체우주에는 빚을 내는 별이 1천억개×1천억개쯤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것도 빚을 내는 별만을 따졌을때의 숫자이고 지구나 수성·금성등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별(행성)들은 관측이 불가능해 얼마나 되는지 짐작조차 할수없다.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멀리있는 별은 약1백억광년 거리에 있는것. 이런 별에서 자연적으로 방출되는 전파가 별에서 출발한지 1백억년정도가 걸려 지구상의 전파망원경에 도달한 것이다.
그런데 1천억개나 되는 은하계들은 지금도 계속 팽창되는 우주의 운동에 따라 초당 수백km의 속도로 서로 멀어지고있어 결국 우주는 커지면서 내용은 희박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학자들은 우주가 무한히 팽창된 것이라는 이론을 펼치고 있으며 다른 학자들은 우주는 앞으로 2백억광년만큼 커져 결국 4백억광년의 크기가 되면 우주내부의. 밀도가 낮아져 다시 수축되는 시기에 접어들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우주는 약 1백50억∼2백억년전에 대폭발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보고있다. 대폭발후 0.01초 후에는 섭씨1천억도의 상태로, 0.1초 후에는 3백억도, 14초후에는 30억도, 3분후에는 10억도 정도로 온도가 내려가고 오랫동안의 혼돈기를 거쳐 물질들이 합쳐져 은하계의 덩어리들이 이뤄지고 그속에서 점차 별들이 만들어진 것으로 해석되고있다. 현재도 오리온 성운에서는 수십개의 별이 형성되는 단계에 있어 수백만년이 지나면 완전한 별에 이르게 된다.
우리가 사는 은하계에서 태양계가 생겨난것은 약 50억년전으로 잡고 있으며, 지구는 45년전쯤에 만들어진것으로 보고있다. 모든 은하계는 납작한 타원형으로 그 속에 있는 l천억개의 항성들이 은하계속을 일정한 방향으로 빙빙 돌고 있다.
태양계는 우리 은하계의 타원의 중심에서 약3만2천광년 떨어진 위치에 있으며 태양계가족들이 은하계내에 한바뀌 돌아오는데 2억5천만년정도가 걸린다.
이러한 무한대의 우주에 대한 인간의 도전은 아주 미미한 단계에 있다. 인간이 직접 가서 확인한 것은 지구에서 38만km떨어져있는 달뿐이고 가장 멀리까지 가서 조사해본것은 평균 15억km 떨어져있는 토성이다.
그러니 1천억개의 은하계중의 하나인 우리의 은하계에서 그나마도 l천억개나 되는 항성중의 하나인 태양계가족도 모두 조사해보지 못한상태에 있는셈이다. 따지고 보면 우주에서의 태양계는 우리나라 전해안에 깔려있는 모래중에서 한알의 모래에 지나지 않으며 이것마저도 모두 조사해보지 못한 정도다.
미국은 야심적인 우주개발계획에 의해 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에 우주선용 보냈었다. 그러나 한개의 우주선이 해낼수있는 능력은 한정되어있어 실제로 알아낸것은 생물이 존재하지 않을것이라는 추정과 온도의 변화정도만을 알고 있을뿐이었다.
금년8월 토성을 탐사한 보이저2호가 86년에는 천왕성, 89년에는 해왕성에 도달, 그때까지 기능이 살아있으면 이들 별을 탐사하게 된다. 이런 우주탐사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80년대말에야 태양계의 9개행성중 8개에 인간의 손길이 미치게된다. 그밖에 있는 명왕성은 아직 탐사계획이 없으며 또 그밖의 은하계에 대한 직접탐사, 다른 은하계까지의 우주선은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한 상태에 있다.
지능과 과학기술을 자랑하는 인간이지만 우주에 관한한은 아주 무력한 존재에 지나지 않으며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상태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