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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생이 없구만" 슈틸리케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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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울리 슈틸리케

울리 슈틸리케(60·독일)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처음 강조한 건 규율이었다. 규칙적인 생활에 익숙한 대표팀 선수들은 별 문제 없이 슈틸리케호의 출발을 함께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7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처음 소집됐다. 대표팀은 파라과이(10일)·코스타리카(14일)와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대표팀 선수 23명은 홍명보 전임 감독 시절 착용했던 정장 대신 각자 편안한 복장으로 본관 건물로 들어섰다. 복장은 자율이었지만 지각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골키퍼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을 시작으로 입소 예정시간(오후 12시 30분)에 정확히 입소한 최고참 이동국(35·전북)까지 23명 전원이 제 시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 앞서 도착한 슈틸리케 감독은 기본적인 규율을 지킨 선수들에 긍정적인 첫 인상을 받은 것 같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다친 선수가 없고, 지각한 선수도 없어서 만족스럽다. 선수들이 대표팀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앞서 슈틸리케 감독은 파주 NFC에 들어서면서 “이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한다. 새로운 각오로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달랐다.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겠다”던 슈틸리케의 말처럼 선후배 가릴 것 없이 새 감독이 맡은 대표팀에서 살아남기 위한 각자의 각오들을 드러냈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기여했던 공격수 김승대(22·포항)는 “외국인 감독님을 처음 경험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잊고, 새 감독님께 좋은 이미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공격수 손흥민(22·레버쿠젠)은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는 만큼 경기력으로 모든 걸 보여주겠다”고 했고, 이동국은 “지금 당장 앞두고 있는 경기에 집중하겠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4년 뒤 러시아 월드컵에 설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오후 5시부터 진행된 첫 훈련은 밀도있게 진행됐다. 2시간 동안 패스 훈련뿐 아니라 부분 전술훈련도 소화했다. 수비수 출신인 슈틸리케 감독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수들의 위치를 직접 잡아주는 세밀한 모습도 보였다. 신태용 대표팀 코치는 훈련 뒤 “슈틸리케 감독이 훈련 전 첫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편하고 즐겁게 하자. 할 때는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선수들이 집중력을 갖고 잘 따라줬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릴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다. 파라과이·코스타리카 2연전을 치른 뒤 대표팀은 다음달 요르단(11월14일)·이란(11월18일)과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예정된 4경기를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팬들이 기대하는 ‘이기는 축구’를 해야 한다. 그래야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많지 않지만 과거와 차별성을 보여줘야 한다. 축구 팬들의 가슴에 와 닿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파주=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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