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면 집 한 채 '뚝딱' … 뛰어난 품질 입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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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의 스마트하우스 주택 공장 내부.

서울 강남에서 출발해 2시간쯤 자동차를 달려 도착한 충북 음성의 한 공장. 겉모습만 언뜻 보면 전자제품 조립 공장 같아 보이지만 공장 밖 야적장에는 미니주택 몇 채가 전시돼 있다. 공장 내부로 들어가니 생산 라인 위에 미니주택 서너 채가 집 윤곽을 갖춰가고 있다. 이곳은 모듈러 주택을 생산하는 업체인 스마트하우스의 ‘집 공장’이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골조·배선 등 전체 공정의 70~80% 정도를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 반입해 조립하는 주택이다. 이 회사 이영주 사장은 “연간 생산 능력이 100동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이 모듈러 주택 생산 공장 설립을 구상한 것은 2007년 무렵이다. 당시 그는 날로 뛰는 인건비와 자재비 때문에 고민이 깊었다. 그러던 중 과거 40평짜리 목조주택을 지어준 적이 있는 대학 교수가 찾아왔다. 이 교수는 “작은 방갈로를 지어달라”고 주문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집이 너무 커서 관리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곧바로 방갈로(10평) 건축에 들어갔다. 그런데 건축비가 의외로 많이 들었다. 본채(40평) 건축비(3.3㎡당 350만원)보다 많은 450만원이 나왔다. 현장을 오고가며 짓다보니 자재와 시간 손실이 너무 많았다. 그때 문득 ‘집을 공장에서 제작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곧바로 공장을 짓고 모듈러 주택 생산에 들어갔다.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효율적인 인력과 공정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비용이 30~40% 줄었다. 지금까지 수 백동을 판매했지만 하자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현장 설치 기간도 하루로 줄었다. 가격이 싸고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고객도 늘고 있다. 이 사장은 “당분간 현장 건축 대신 공장 생산에만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의 031-932-4805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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