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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레이더] 경기대책에 한가닥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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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반등의 기회를 엿보던 주식시장이 '중국발 악재'에 휘청거리고 있다.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확산과 베이징(北京) 3자회담에서 나온 북한의 핵무기 보유설이 가뜩이나 허약한 증시를 뒤흔들었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지지선으로 믿었던 지수 580선과 570선이 힘없이 무너지며 무려 9.3%나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나흘 연속 하락하며 매물대인 20일 이동평균선(41선) 밑으로 추락했다. 지수 600선을 단숨에 뛰어넘었던 1주일 전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양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주에 기술적 반등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반등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본격적인 매수보다는 현금 확보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사스나 북핵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없고, 반등세를 끌고갈 만한 매수세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주 7천2백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이며 지수의 하락폭을 줄였던 개인들의 매수여력이 급속도로 약해지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줄고 미수금 잔고가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그 증거다. 수익증권에서 돈이 계속 빠지는 가운데 9천억원을 웃도는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는 국내기관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끊임없는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도 부담이다. 외국인들은 지난주 닷새 연속 순매도 행진을 지속하면서 무려 3천8백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들은 특히 24일과 25일에는 1천2백억원과 1천1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하며 4월중 순매도 규모를 1조5천억원으로 늘렸다. 시장에서는 잠시 주춤했던 '셀 코리아'에 대한 위기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다만 이번주에는 주목할 만한 정부 정책의 변화가 기대된다. 정부는 그동안 경제여건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추경편성과 콜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에 소극적이었다.

이번주에 발표될 3월중 산업활동동향(29일)과 국제수지(29일), 4월 소비자물가(30일)와 수출입실적(5월 1일) 등 주요경제지표들은 정부정책의 전환을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주 거시경제점검회의를 열고 경기활성화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다음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소집해 금리인하 여부를 논의한다.

정부가 시장이 흡족해할 강력한 경기대응책을 마련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정부가 일단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면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한결 줄어들 여지가 생긴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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