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머기법도 모르는TV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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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사실과 다른 제1공화국」이라는 신규호씨의 TV평(중앙일보 11월10일자)이 사실과 다르다.
「제1공화국」을 다큐멘터리 형식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드라머형식이다. 그러나 그의 말대로 사실을 소재로 하기때문에 『전거의 객관적 진실성을 추구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작가는 충실히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것이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고 장애가 많으나 이의 극복없이 이 작품이 성립될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주제의식 운운하여 단평 치고는 꽤 유식하고 전문적인듯한 말을 썼는데, 신씨는 드라머를 잘볼줄 모르는 사람같다. 야외 촬영장면에서 사람들 틈으로 2초쯤 비친 블록담을 본것은 예리한데 드라머의 프럴로그도 모른다.
「반공포로 석방과 휴전」편의 서두에 나오는 휴전반대 데모장면은 프럴로그다. 그해 7월의 휴전 막바지 뜨거운 여름의 장면을 모두에 내놓는 기법인데 이것을 4월쯤으로 이해한 모양이니 한심하다.
하기야 그는 1953년 서울에 학생들의 휴전반대 데모가 없었다고 강변하는 정도이긴하다. 도강증이란 말은 어떻게 알았는지, 그렇다면 28년전 서울사정을 주변 어른들에게 물어보거나 기록을 뒤져보면 알 일을 가지고 「제1공화국」이 거짓말만 하는 프로그램처럼 공격했다.
클라크장군과 원용덕장군의 제복 문제도 그렇다. 그 방면에 전문적인 노력을 하는 의상 장신구 책임자는 신씨의 무지와 경솔에 분개하고있다. 그 당시는 한국군과 미군의 장성 정복이 꼭 같았고 미군의경우는 「US」, 한국군은 「대한」이라는 배지를다는 것이 다를뿐이라 그대로 했는데 이무슨 터무니없는 소리냐는 것이다.
경무대에 무슨 일본식거실이 있었느냐, 또 초라한 대통령 집무실 운운한 것 또한 마찬가지다. 경무대가 원래 총독관저요 일본식이어서, 우리정부수립후 고치려고 했으나 이대통령이 낭비라해서 수리를 허락하지 않아 다따미방을 그대로 놓아둔 정도였고, 대통령 집무실이 지나치게 검소했다는 것을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인데 펑론가라는 사람은 모르고 있으니 어찌된 일인가.
『규격에 맞지않는 태극기』라고 신씨는 또 공격했다. 태극기는 우리국기요 신성한 것이다. 소품담당자들은 그만큼 엄숙하게다루고 있는데 규격이 어찌 달랐다는 말인가. <방송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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