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네 번째 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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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3일(현지시간) 영국인 인질 앨런 헤닝(47)을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서구 인질론 네 번째다. 또 미국 특수부대 출신 구호활동가인 피터 캐식(26)을 살해하겠다고 했다. IS는“오바마, 당신이 시리아 공습을 개시하면서 우리 국민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며 “당신 국민을 계속 참수하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주도한 연합전선은 IS 공격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시리아에선 9차례, 이라크에선 5차례 폭격했다. 이라크 공격엔 프랑스·영국에 이어 캐나다·호주도 가세하기로 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책임을 묻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연합전선 내에선 불협화음도 나오고 있다. 터키가 2일 대(對) IS 군사 동맹에 참여키로 의결했지만 여전히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서구의 인식과 관련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2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그런 속내를 털어놓았다. “터키가 외국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터키 국경을 넘어 시리아 IS에 가담하도록 한 실수를 범했다고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가 시인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실제 외국의 지하디스트들이 터키-시리아 루트를 이용하는 게 현실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러나 “무기를 가지고 터키 국경을 넘을 순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곤 바이든 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결국 바이든 부통령이 4일 밤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사과 전화를 걸었다. 부통령실에선 “터키를 포함, 연합국들이 IS와 맞서 싸우는데 대 헌신과 희생을 높이 평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더 이상 시끄러워지는 걸 원치 않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이 군사적 행동에 나서는 대신 시리아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한 완충지대의 중요성만 강조했다”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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