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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만난 탕 새댁 "지금이 내겐 황금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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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역시 탕웨이(35·사진)였다. 홍콩 출신 허안화 감독의 신작 ‘황금시대’의 주인공으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그는 3일 부산 월석아트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여전한 아름다움과 다부진 말솜씨를 드러냈다. ‘황금시대’는 20세기 초 중국의 대표적인 여성작가 샤오훙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31세에 생을 마치기 직전까지 10여 년의 행적을 사랑 이야기에 초점 맞춰 그려낸다. 탕웨이는 샤오훙의 밝고 철없는 모습부터 사랑에 상처받고 외로움과 병마에 시달리는 모습까지 유려하게 표현했다.

 허안화 감독과 함께 회견에 참석한 탕웨이는 “작업 기간만 2년이 걸린 작품으로 30여 명의 배우, 200명이 넘는 스태프가 함께 고생했다. 중국 영화산업이 발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문예 작품을 만들기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많이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운을 띄웠다.

 - 1930년대에 활동한 작가 샤오훙과 스스로를 비슷하다고 여긴 점이 있다면.

 “어릴 때 할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점과 매우 장난꾸러기였다는 것이 비슷했다. 또 샤오훙은 굉장히 직설적인 사람인데 내게도 그런 면이 있다. 다만 나는 그녀보다 평화로운 시대에 태어난 덕에 더 자유롭게 뜻을 펼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특히 겨울 장면 찍을 때 고생했겠다.

 “하얼빈에서 촬영 당시 너무 추워서 등에 핫팩을 잔뜩 붙이곤 했다. 동상에 걸려 로봇처럼 걸어다니기도 했지만 나와 스태프 모두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

 - 샤오훙이 비극적인 사랑을 한 데 반해 당신은 지금 행복한 신혼인데.

 “나와 태용(남편 김태용 감독)은 서로 만난 것을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내게 행운이다(웃음). 영화 일에서도 서로 잘 협력하려고 늘 노력한다.”

 - 배우로서 한국에서 특히 큰 사랑을 받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나는 그저 내 자신을 표현하고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 배우일 뿐인데 많은 한국 팬이 좋아해 주셔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어쩌면 지금이 내겐 ‘황금시대’인 것 같다(웃음). ”

부산=임주리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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