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 딴 박진아, 시상식서 인도 선수에게 모욕? “내가 판정한 것도 아닌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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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사진 KBS 뉴스화면 캡처]

복싱선수 박진아(25·보령시청)가 값진 은메달을 따고도 눈물을 흘렸다.

박진아는 1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복싱 여자 라이트급(57-60kg) 결승에서 인준화(24·중국)에 0-2로 판정패했다. 하지만 박진아는 한국 여자복싱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내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기쁨의 순간이 눈물로 얼룩졌다. 시상대에서 사단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준결승에서 박진아에게 패한 사리타 데비(32·인도)가 난동을 부렸다. 그는 자신이 받은 동메달을 박진아에게 건넸다. 당황한 박진아가 메달을 돌려주려고 하자 동메달을 시상대 위에 팽개쳤다. 이는 전날 데비가 박진아에게 패한 것에 대한 분풀이였다.

이승배 여자대표팀 코치는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대등하거나 (박)진아가 밀린 경기로 볼 수 있다. 자세히 보면 (박)진아가 정식 포인트를 올리는 유효타를 더 많이 날렸다”고 설명했다. 심판도 모두 3-0으로 박진아의 승리를 선언했다.

판정 후 인도 측은 강하게 항의했다. 정식 소청은 커녕 “복싱은 오늘 죽었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박진아는 시상 전 “맥주를 마시고 싶다”며 해맑게 웃었다. 그러나 시상식에서 상처를 받은 그는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당황했다”라는 짧은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최희국 대한복싱협회 사무국장은 “(박)진아가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다. ‘판정은 내가 한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그러느냐’며 울고 있다”며 “(박)진아가 4년 동안 힘들게 준비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판정에 불만이 있으면 경기 직후 30분 내에 소청을 하면 된다. 인도 측은 이런 절차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현재 사리타 데비의 동메달은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이 가지고 있다. AIBA의 한 관계자는 “데비의 동메달은 AIBA가 가지고 있다. 우선 메달은 수여된 상황이다. AIBA는 사리타 데비에 대한 징계를 검토 중이다”고 징계가 불가피함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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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사진 KBS 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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