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간판 한순철, 8강 탈락

중앙일보

입력

한국 복싱의 간판 한순철(30·서울시청)이 아시안게임 3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순철은 29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복싱 남자 60㎏ 8강전에서 오바다 모하마드 무스타파 알카스베흐(20·요르단)에 0-3(28-29, 28-29, 28-29)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했다.

알카스베흐는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54㎏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강자다. 1m78㎝의 한순철보다 5㎝ 작은 오바다는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한순철은 1라운드에서 오바다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유효타를 날리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1라운드 결과는 세 명의 부심 모두 9-10. 2라운드에서도 고전이 이어졌다. 오바다는 한순철을 계속해서 코너로 밀어붙였다. 상대의 스타일을 파악한 한순철은 침착하게 공세를 빠져나가며 유효타를 먹였다. 2라운드는 한순철의 10-9 우세.

하지만 마지막 3라운드 체력전에서 밀렸다. 오바다는 유효타는 많지 않지만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힘에서 밀린 한순철은 리드를 내줬다. 결국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선수에게 유리하게 바뀐 채점제가 한순철의 발목을 붙잡았다.

2012 런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한순철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은퇴를 결심했던 한순철은 대한복싱협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세번째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끝내 승리의 여신은 한순철을 외면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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