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라떼 경례' 했다가 몰매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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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거수 경례가 정치 공방의 도마에 올랐다. 오바마는 첫 시리아 공습 직후인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 원’을 타고 뉴욕으로 향했다. 착륙 후 헬기 계단을 내려오던 오바마는 경례 자세를 취한 양 옆 병사를 향해 휴대용 커피 컵을 잡은 오른손을 들어 짧게 경례하고 지나갔다.

이 장면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 ‘스타벅스 경례’, ‘라떼 경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도 가세했다. 공화당의 선거 전략가 칼 로브는 “매우 무례하고 몰지각한 일이지만 오바마의 그간 말이나 행동을 보면 별로 놀랍지도 않다”고 비꼬았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새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페이스북에 이 사진을 올리고 “미군 여러분, 죄송합니다”라고 썼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MSNBC와 인터뷰에서 “오바마는 미국을 위해 일하는 군인들을 매우 존경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오바마의 유사 전력까지 불거지며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백악관에서 기자회견 도중 비가 오자 옆에 있던 해병대 병사에게 우산을 받치게 했다. 당시 ‘군복을 입은 남자 해병대원은 우산을 쓰지 않는다’는 규정이 오바마에 의해 깨졌다며 논란이 됐었다.

덩달아 전임자 조지 W 부시도 여론 싸움에 ‘소환’됐다. 부시는 애완견을 안은 채 거수경례를 했다가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 중 공군 조종사로 복무한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공화당)만이 유일한 예비역이라고 전했다.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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