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지을 땅 어디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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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건설업체들이 공사 수주 정보를 캐내기 위해 혈안이다. 땅 확보가 쉽지 않은 가운데 일반아파트나 주상복합아파트 등 일부 돈되는 사업 공사 의뢰가 몇몇 대형 업체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앞다퉈 부서와 업무를 막론하고 건물을 지을 땅과 지주들의 개발계획 등 관련 정보를 가져오는 사원들에게 포상하고 있다.

벽산건설은 수주정보를 제공하는 사원에게 사업에서 나오는 경상이익의 0.5%를 인센티브로 지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수주.영업부서 소속이 아닌 직원 2명이 단순개발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5백만, 1천만원씩의 상금을 받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서울 봉천동 한 재건축아파트와 구로동 아파트형공장 공사를 사원 제보에 힘입어 따냈다. 마케팅팀 이상엽 대리는 "직원들이 근무외 시간이나 휴일 나들이 때도 사업부지를 물색하는 게 버릇이 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우림건설은 순금 열돈과 격려금 1백만원을 지급하고, 1주일간 휴가를 주는 방법으로 공사 수주정보 제보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상품개발담당 임원이 의정부 호원동에 사업하기에 적절한 땅이 있다는 것을 회사에 알려 2백3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 도급공사 계약 체결이 이뤄졌다.

문화홍보실 김종욱 실장은 "매년 공사 수주건 수 중 50~70% 가량은 직원들의 제보에 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쌍용건설은 공사 수주와 관련, 기여도 별로 최고 1천만원까지 상금을 지급한다.

이 회사가 지난해 9월 분양한 수원시 망포동 아파트와 지난 3월에 분양해 1백% 계약을 마친 부산 엄궁택지개발지구 아파트도 직원이 개발정보를 회사 측에 알려 공사를 수주한 케이스.

회사 관계자는 "지방일수록 개발사업정보를 파악하는 게 힘들기 때문에 직원들의 인맥과 정보로 수주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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