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캐나다 '항공 FTA' … 비행기 요금 인하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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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캐나다 연방의회에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오타와=박종근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오타와의 캐나다 의회에서 가진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높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과 캐나다는 1993년 양국 관계 중심의 ‘특별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이번 박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를 격상시켰다. 한국은 현재 중국·러시아 등 18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캐나다는 19번째 국가가 됐다.

 실질적 합의 가운데는 양국 간 항공편의 운항 횟수와 노선 등에 대한 제한을 철폐하는 ‘항공자유화협정’이 주목된다. 양국 항공사들이 항공기 취항지점 등은 물론 세부 사항을 자유롭게 정하는 것은 항공업계의 FTA(자유무역협정)에 비견된다. 2009년 6월 양국이 가서명을 해 현재 잠정 발효 중이지만 이번 서명을 통해 정식으로 발효 절차를 밟게 됐다. 이러면 항공요금이 떨어질 수 있다.

 두 정상은 에너지 기술과 북극 연구 협력 분야에서도 다양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전자부품연구원과 캐나다 퀘백주 소유 세계 최대 수력발전 기업인 ‘하이드로퀘백’은 충전 후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2차 전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MOU를 체결했다. 우리의 2차 전지 국산화율은 51%에 그칠 정도로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차 전지 세계시장은 지난해 521억 달러에서 2020년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전력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대표적 배전회사인 ‘파워스트림’과 소규모 독립형 전략망인 ‘마이크로그리드’와 관련한 MOU를 맺었다.

 양국은 북극 연구 개발도 협력하기로 했다. 캐나다는 북극이사회 의장국으로서 향후 우리의 북극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산림청과 캐나다 천연자원부도 산림협력 MOU를 체결했다.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 더 이상의 도발을 중단할 것과 북핵 폐기를 다시 한번 촉구했고, 하퍼 총리는 박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한·캐나다 FTA 체결은 역사적”=박 대통령은 21일 총독 관저에서 공식환영식, 데이비드 존스턴 총독 내외와 환담, 국빈만찬 등을 했다. 존스턴 총독은 지난해 2월 박 대통령 취임식 때 방한해 1년7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존스턴 총독이 “이번 서명은 역사적인 일”이라고 화답하자 박 대통령은 “무역은 물론 금융·노동·환경 등 다양한 부문을 포함한 21세기 FTA의 구현으로 양국 관계가 정치·문화까지 포함한 다양한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총독관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는 스티븐 하퍼 총리 내외, 베벌리 매클래클린 대법원장 내외 등 캐나다 정부 의전 서열 1∼3위가 참석했다.

오타와=신용호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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