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코리아' 저력 빛났다…첫 날 메달 싹쓸이

중앙일보

입력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펜싱 코리아' 힘이 빛났다. 첫 날 출전 선수 모두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라진(24·인천시중구청)은 20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펜싱 여자 개인 사브르 결승에서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지연(26·익산시청)을 15-11로 꺾고 생애 최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랭킹 1위인 김지연의 우세승이 예상됐지만 이라진은 경기 초반부터 거침없이 돌격했다. 김지연을 1점에 묶어두고 4점을 따내며 앞서나간 이라진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어느새 13-6까지 점수를 벌렸다. 역공이 빛나는 김지연은 이라진을 따라잡기 위해 반격보다는 적극적인 공격을 구사했지만 오히려 이라진이 막고 공격에 성공하면서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라진은 경기 후 "메이저대회 첫 금메달이라 감회가 남다르다. 너무 힘들게 준비했는데 이겨서 기분이 좋다"며 "지연이 언니랑 결승에서 만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만났다. 그런데 아무래도 지연 언니가 더 실력이 있기 때문에 솔직히 초조했다. 지금 눈물이 나는데 이것은 감격의 눈물"이라며 웃었다.

동갑내기 친구끼리 만난 남자 에페에서는 정진선(30·화성시청)가 박경두(30·해남군청)를 15-9로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펜싱 대표팀 주장인 정진선은 많은 국제대회에서 상위 입상을 한 베테랑이다. 하지만 2006 도하 아시안게임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한 정진선은 결국 해냈다.

정진선은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이다. 훈련량이 많아서 힘들었다. '메달을 못 따면 어떻게 하나' 생각을 많이 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고참이라 눈물을 보일 수 없어서 꾹 참았다"고 했다.

대회 첫 날 금 2개, 은 2개를 획득한 펜싱 대표팀은 남은 경기에서도 선전을 다짐했다. 이라진은 "내가 금메달로 첫 스타트를 좋게 끊어서 다른 선수들도 부담 안 가지고 실력대로 하길 바란다. 이번 대회 목표는 펜싱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선도 "이번 대회에서 펜싱에서 금메달 9개 정도는 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펜싱에 걸려있는 금메달은 총 12개다.

고양=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사진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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