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프로의 결단력 … 젊을 때의 자질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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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32강 본선 C조 2라운드>
○·이창호 9단 ●·스웨 9단

제8보(63~70)=1970년대에 후지사와 슈코(藤澤秀行·1925~2009) 9단이 우칭위안(吳淸源·100) 선생을 두고 “무엇보다도 결단력이 탁월”하다고 평했다. “하지만 나이 들어서는 흐려졌다”고 했다. 아쉽다. 결단력도 나이에 영향 받는다.

 “결단이다. 과감했다.” 63~65를 두고 박영훈(29) 9단이 평가한 말이다. “결과를 두고 보면 당연할 것만 같지만 실전에선 어렵다”고 덧붙였다. 스웨의 나이 23.

 67 뻗으니 A 단수와 B 장문을 맞봐 백이 곤란한 듯하다. 하지만 백도 준비해 둔 대응책이 있었다. 68~70이 그것이다. 이로써 A와 B 약점을 동시에 막아냈다.

 ‘참고도’를 보자. 1 따내면 되지 않나? 3 장문이 성립 안 되나? 안 된다. 6 이후 흑a, 백 따냄(△), 흑b, 백c까지 흑이 무리다.

 실전을 보자. ‘참고도’가 무리라면 70에 대해 흑의 응수는 C밖에 없다. 알겠다. 그것으로 백은 A 단수를 예방하겠다. 이후 백은 흑B를 피해 달아날 테고 흑에겐 70 한 점을 D로 따낼 여유가 주어지겠다.

 스웨가 68~70의 수단을 미리 읽지 않았을 리 없다. 그렇다면 63~65 싸움은 흑이 유리하다는 걸까. 이 바둑은 스웨가 이겼다. 어느 바둑이나 해설은 묘하게도 승자 위주로 되는 경향이 있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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