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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Y씨·탤런트 K씨 X양 폭행사건 연락 시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인기탤런트 X양폭행사건(중앙일보23일자11면, 24일자7면보도)은 극작가 Y모씨(60) 탤런트 K모씨(42)가 각각 이풍문에 자신들이 관련되어있음을 시인함으로써 사건의 전말이 하나씩 벗겨지기 시작했다.
K씨는 24일 상오 본사기자와 만난자리에서, 극작가 Y씨는 전화인터뷰를통해 한결같이 『고위층이라고 자칭하는사람이 연예계사정을 알아본다는 바람에 전화로만 통화한일이 있는데 그것이 X양사건으로 비화될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두사람이 말하는 사건전말을 날자에 따라 간추려보면-.

<7일>
K씨는 이날 드라머 『탑』의 녹화를 마치고 하오8시쯤 처가에 들러 저녁을 먹고있던중 평소 가깝게 지내던 Y씨의 전화를 받았다.
Y씨는 『오늘 낮에 모고위층이 찾는다기에 만나고왔다』며 『그사람은 문화백서를 만든다며 작가대표로 나를 지명하고는 탤런트중에서는 당신이 적합하니 소개해 달라고하더라』면서 『곧 연락이 갈것』이라고했다.
Y씨는 이전화에서 고위층이 K씨로부터 방송국통폐합이후의 탤런트들간의 문제점을 알고싶어 하더라고전했다.
K씨는 새삼스럽게 무슨일인가 싶어 고개를 갸우퉁하고 있는데 불과 5분도 지나지 않아 전화가 울렸다.
『비서관님을 바꿔드리겠습니다.』 상냥한 여자목소리가들린뒤 비서관을 자칭하는 점잖은 남자가 나왔다.
전화상대방은 『긴요한 이야기가 있으니 집으로 돌아간뒤 다시 전화를 하겠다』고 한뒤 밤9시40분쯤 세검동 K씨집으로 다시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자신이 사용하는 전화가 『특수기관것이어서 3분마다 끊어진다』고 단서를 붙인뒤약30분간에 걸친 통화에서 『우리어른께서 당신팬인데 요즘 TV에 자주 나오지않아 궁금해 하신다』『어려우면 MBC쪽으로 끌어줄수도 있고 이미 양쪽방송국사장에게도 말을해놓았다』『탤런트협회가 마비상태라던데 당신이 맡아보는것이 어떤가』『어려운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와 이야기해달라』는등 방송국과 탤런트협회등에 관해 K씨와 소상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또 연예백서를 만드는데 협조해줄것과 탤런트X양도 이작업에 필요하니 연락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X양이 옛날에 영화촬영도중 납치된적이 있는데 요즘은 말썽없이 잘지내느냐』『어머니가 X양을 출세시키기위해 지나치게 잡음을 일으킨다고하는데 동료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X양걱정을 해주기도 했다.
그는 이밖에도 『토요일밤에 88올림픽유치단을 위한 축하파티가 열리는데 MBC에서 여자탤런트 3명이 오기로 했으나 이중1명이 아파서 참석을 못하게됐으니 당신이 아는 탤런트1명을 추천해 달라』고 요구, 김씨가 『나는 그런일은 잘 모른다』고 하자 『KBS 관계자에게 부탁해야할일인줄 알고있지만 당신도 그분야에 있으니까 한번 부탁해본 것』이라며 말꼬리를 돌려 『연예백서(Y씨에게는 문화백서라고 했다가 K씨에게는 연예백서라고했다)는 통합이후의 문제들을 조사하는것이니 비밀을지켜주고 토요일(10일)까지는 X양에게 연락이 되도록 부탁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10일>
문제의 토요일 하오2시. 고위층을 자칭한 범인은 K씨에게 다시 전화를해 12일하오6시 롯데호텔서 만나자면서 X양에게 연락이 갔는지를 확인했다.
K씨가 X양집에 전화한것은 이직후. 그녀는 마침 집에 없었고 X양의 어머니(48)가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수사물 드라머의 주인공을 오래해왔던 K씨는 전화상대가 아무래도 수상하다는 생각이들어 다음날인 일요일아침 동료탤런트이자 현직모장관의 사위인 K모씨에게 부탁, 고위층의 전화내용을 확인하려했으나 마침 일요일이어서 불가능했다.
K씨는 자기에게 처음 연락을 했던 극작가 Y씨에게 전화를 했으나 『틀림없는 고위층에서 부탁하는 일이니 잘 협조해주라』고 해 자신이 수사물에 오래 출연하는 바람에 의심하는 버릇이 생긴것은아닌가하고 의심했던것을 후회하기도했다.

<12일>
마음한구석에 미심쩍은 것이 풀리지않았던 K씨는 이날 아침 친구K씨를 통해 알아본결과 3분마다 끊어진다는 특수기관의 전화나 고위층이 자신과 만나기로한 약속등이 모두 거짓임을 알았다.
K씨가 극작가 Y씨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다그치자 『내가 전화를 받을때도 여자가 ×××비서관을 바꿔준다고 한다음 ×에서 직접 만난것처럼 해달라고 부탁해 그대로 전달했다』고 그제서야 사실을 털어놓았다.
황급히 X양집에 다시 전화를 건 K씨에게 X양의 어머니는 『어떻게된 영문인지 아무런 연락도없이 지난밤에 내딸이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일요일 하오2시쯤 그남자로부터 전화를 받고나갔다』고 말했다.
K씨에게 털어놓온 X양어머니 이야기로는 X양이 12일 낮 2시나 되어서야 혼자 집으로 돌아왔으나, 울음을 터뜨리며 자기방으로 들어가버린뒤 지금껏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물어볼 경황도없었다는 것.
결국 11일 하오2시부터 다음날 하오2시까지 24시간동안 X양의 행적은 본인이나 그녀를 만난 범인들만 알고있을뿐 그동안 X양을 본사람이나 또 폭행을 저질렀다는 법인의 윤곽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범인이 관명을 사칭한데다 복수범일 가능성이 짙다는 점에서 비록 피해자측의 신고가 없다하더라도 수사당국이 시중에 떠도는 풍문과 의혹을 시원스럽게 풀어주어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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