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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 완전범죄란 있을 수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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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범죄는 점점 증가하고 그 수단방법도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단서를 거의 남기지 않는 지능적인 범죄는 경찰수사를 골탕에 빠뜨리기 일쑤며 물적 증거확보에 애를 먹인다.
따라서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다』는 난처한 상황이 현대범죄수사에서 흔히 일어난다.
수사관의 좀더 치밀한 두뇌와 현대식 과학장비가 결합되면 오리무중의 범죄사건도 쉽게 출어낼 수 있다. 이것이 과학수사인 것이다.
과학수사-어디까지 왔는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찾아 몇가지 예를 알아본다.

<모발>
인체에서 떨어지는 각종 모발은 범인을 식별하는 중요한 단서중의 하나다. 모발의 굵기·길이·잘라진 면 등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거나 화학처리하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모발의 단면을 보면 남녀구별이 나타나고 소아와 성인도 구분된다. 또 자연탈모인지, 폭력으로 인한 것인지 판독이 가능하다. 절단면을 현미경으로 보면 어떤 흉기에 의한 것인지도 대략 구분이 된다.
모발은 화학분석으로 혈액형이 드러날수 있어 범인을 식별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모발은 또 사람마다 특색이 있으므로 동일인인지 아닌지를 파악하게 해준다.
특히 사람의 머리카락은 하루에 70∼1백20개가 자연히 빠지며 긴장상태에서는 이보다 더 빠진다고 머리카락은 잘 썩지도 않아 몇백년 된 미이라의 머리카락으로도 혈액형을 알 수 있다.

<탄흔>
총기의 발사흔적·탄피·피해상황등을 정확히 분석하면 총기의 종류·사거리·동일총기여부가 바로 나타난다.
탄환이 발사되면 독특한 흔적이 탄환에 남게된다. 이것을 비교, 현미경으로 두개의 총탄의 탄흔을 관찰하면 어느 총에서 발사되었는지 알 수 있다.
또 탄환이 맞은 부위의 화약 분말을 채취하면 어느 위치에서 발사되었는지도 판명된다.
과학수사연구소는 지난 60년 전북에서 발생한 부자간의 총기사고를 감점해 범인의 살의·우발성 여부 판단에 도움을 주었다.

<혈흔>
사건현장의 혈흔은 사건 당시의 상황을 암시하고 있다. 즉 현장에서의 혈흔의 형상은 범행상황을 말해주며 응고와 변색정도에 따라 시간도 알 수 있다.
혈흔검사의 민감도는 최근 3만배까지 밝혀낼 수 있어 수사에서 혈흔을 찾아내는 일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혈흔조사는 예비시험→본시험→인수감별시험→헐액형시험으로 이어진다.
혈흔의 출현부위는 조직세포·세균의 종류·효소 등을 검사하면 알 수 있으며 출혈원인이 외상인지 병적(토혈·객혈)인지 또는 생리적 출혈인지 바로 알 수 있다.
반면 혈흔은 누구의 것인지 개인적 단점은 불가능하다

<문자감식>
자동차엔진이나 총기둥에 찍힌 번호는 긁어도 소용이 없다.
이것은 압력을 받아 새긴 글자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다른 부위와 무리적 성질이 달라 특수 처리하면 글자형상이 드러난다.
필적·도장·인쇄물 등을 감정하는 것도 과학수사의 큰 몫 중에 하나.
필적은 개인의 습벽이 나타나 있으므로 기하학적인 분석을 하면 필적대조를 할 수 있다.
도장은 50∼1백배 확대 비교 검사하면 진위가 바로 드러난다.
지난 78년 경북도 가짜교사자격증 사건은 수많은 교사자격증에서 비슷하게 위조된 교육감인장을 찾아내 무자격교사를 밝혀내기도 했다.
글자가 불분명한 것은 자외선을 쐬어보면 나타나는 수가 있다. 이것을 특수촬영 하면 훌륭한 증거물이 되기도 한다.

<분비물>
침·대소변·점액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단서다. 이 분비물은 모두 혈액형검사가 가능한 것들이다. 만일 현장에서 담배꽁초가 발견되면 타액성분의 추출이 가능하다. 타액을 조사하면 먹은 음식·구강의 세포 등이 얻어진다.
대변도 타액과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점액은 여성의 몸 속에서 36시간정도는 남아있으므로 검출을 할 수 있고 심지어 휴지에 부착된 분비물로 3개월 후에 범인을 증명한 기록도 있다.

<피부문>
신체표피에는 여러 가지 피부선이 있는데 이것을 피부문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지문으로 개인을 구별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이 외에 족문·당문(손바닥)·구진문(입술)등이 신원확인에 큰 도움을 준다.
눈으로 보이는 지문은 바로 촬영하여 젤라틴지에 옮겨 분석하며 보이지 않는 지문은 알루미늄이나 탄소가루를 뿌려 검출한다. 앞으로 지문외에 활용가능성이 큰 것은 구진문으로 나이에 따른 변화가 없어 신원을 확인하는데 가치가 있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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