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병검사 받은 20대, 2명 중 1명만 '정상'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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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어다니면 스키니 진을 입은 20대 초반 남성을 흔히 볼 수 있다. 여자보다 마른 몸매를 가진 남성도 적지 않다. 반면 자뭇 무거운 몸(?)을 갖고 있는 남성도 그만큼 많다.

실제로 20대 남성은 이 같은 '체중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국방부 징병조사 결과 확인됐다. 남성이 20대 초반에 주로 받는 징병검사 지역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남성의 저체중 인원은 전체 4명중 1명으로 20대 여성(서울시 201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분석결과.22%)보다도 더 높았다. 또, 과체중이나 비만인 남성 역시 저체중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 정상 범위에 해당하는 징병검사 인원은 절반 가량에 불과했다.

▲ 지난해 징병검사를 받은 36만여명 가운데 BMI가 정상 범위에 해당하는 인원은 18만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이 없음<출처:중앙일보db>

14일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징병검사를 받은 수검인원 36만4148명 가운데 BMI가 19.9 이하인 '저체중' 남성은 9만2631명으로 25.43%를 기록했다.

이와 반대로 BMI가 25 이상인 '과체중' 남성은 6만2886명, 30 이상으로 '비만'인 남성은 2만1138명으로 과체중 이상 남성은 모두 8만4024명이었다. 전체의 23.07%에 달하는 수치다.

보통 징병검사가 20대 초반에 이뤄지는 점을 감안한다면, 결과적으로 20대 남성 2명 중 1명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셈이다.

국방부는 지난 2008년부터 기존에 키와 몸무게로 평가하던 현역 입대자의 기준에 BMI(Body Mass Index, 체질량지수)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BMI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것으로, 19.9 이하일 경우 저체중, 20.0~24.9는 정상, 25~29.9는 과체중, 30.0이상은 비만으로 각각 분류된다. BMI가 16미만, 35 이상이면 보충역 판정을 받는다.

예를 들어 만 20세 남성의 평균키(173cm)를 가정할 때 BMI가 16미만일 경우 체중은 47kg 미만, 반대로 35이상이라면 106kg을 넘어야 한다. 이 같이 '보충역'판정을 받는 수검자는 연간 평균 3~4% 가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병무청 BMI 구분표 <출처:국방부>

이를 놓고 보면 키가 173cm인 만 20세 남성을 기준으로 BMI 지수가 20 미만인 남성의 체중은 60kg 미만, 반대로 BMI 지수가 30 이상일 때는 90kg 이상이다. 이 경우 정상 범위(20.0~24.9)에 해당하는 남성의 체중은 61kg~74kg 범위에 속한다.

저체중 인원은 각 시도 별로 수검인원이 가장 많은 인천경기 지역이 2만160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1만7499명), 대구경북(9120명), 부산(8322명), 대전충남(7251명) 순이었다.

BMI가 30 이상인 비만 인원 역시 인천경기가 509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3739명), 대구경북(2326명),부산(1975명),대전충남(1438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비율로 볼 때 수검 인원 대비 저체중 인원이 가장 많은 곳은 대전충남 지역으로 28.07%였으며, 이어 광주전남 27.16%, 전북 27.16% 였다. 반대로 비만 인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7.08%)였으며 강원(6.94%), 경기북부(6.11%) 순이었다.

이 같은 '체중 양극화'는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이 참여한 '아시아 7개국 코호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BMI가 15 이하로 극심한 저체중의 경우 사망확률은 정상(BMI 22.6~25.0)보다 2.8배 높았고, BMI가 35 이상일 때는 1.5배 정도 높았다. 특히, 저체중의 경우 건강에 더 심각한 위협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 BMI 15.1~17.5에는 1.84배 17.6~20.0일 경우에는 1.35배 사망확률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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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life@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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