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탈당 배수진 … 강경파 "사퇴할 때까지 매일 회의"

중앙일보

입력 2014.09.15 01:41

업데이트 2014.09.1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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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문희상(左), 유인태(右)

‘안경환-이상돈 외부 영입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당을 혁신하겠다던 ‘박영선 구상’이 좌절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시 혼란에 빠졌다. 여당과의 세월호특별법 합의를 두 차례나 파기한 데 이어 비대위원장 영입 혼선까지 불러온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구멍이 뚫리면서다. 14일 강경파들은 “비대위원장은 물론 원내대표직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고, 박 위원장 측은 “아예 탈당할 수도 있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일요일인 14일 초·재선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3선 이상 의원 간담회 등 선수(選數)와 계파를 초월한 다양한 모임이 곳곳에서 열렸다. 특히 유승희·이목희·최규성 의원 등 15명은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3선 이상 모임에서 이상민 의원은 “사퇴할 때까지 매일 회의를 열겠다”고 했다. 이틀 전(12일) 박 위원장과 문희상·정세균·김한길·박지원·문재인 의원 등 당내 중진 5인이 모여 “박 위원장이 물러나면 당이 더 위기에 처한다. 거취 관련 언급은 자제하자”고 뜻을 모았지만 강경파 의원들에겐 먹혀들지 않았다.

 
 사퇴론에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중립적 인사로 분류되는 김부겸 전 의원은 “자꾸만 지도부를 흔들어 우리에게 남는 게 뭔지 모르겠다”며 “야당은 점점 국민의 관심에서도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외투쟁 반대 성명파인 황주홍 의원도 “(지도부를 흔들면) 박영선 대표만 식물 지도부가 되는 게 아니라 우리 당 역시 뇌사정당이 돼 세월호처럼 침몰한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하루 종일 두문불출했다. 13일엔 가까운 의원들에게 “상황을 헤쳐 나가기 힘들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한다.

 한 측근은 14일 “(원내대표 사퇴만으로) 단순하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박영선을 관찰해 온 사람들은 다 안다. 이 정도면 많이 참은 것”이라며 “탈당 가능성이 있다. 수권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을 개인적 욕심으로 몰아가는 당에 미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비대위 구성 권한을 위임받은 유일한 기구’인 박 위원장 측이 탈당까지 거론하며 도리어 강경파들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현재의 당헌·당규상 원내대표까지 사퇴할 경우 당무위원회에서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그러나 안철수신당과의 합당 이후 당무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당헌·당규대로 원내대표를 뽑을 수 없는 말 그대로의 비상상황에 돌입할 수 있다. 강경파들 사이에선 이 점을 잘 알기 때문에 박 위원장이 탈당설을 흘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간 강경파들은 박 위원장이 물러날 경우에 대비해 새 비대위원장 후보까지 거론해 왔다.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비대위원장을 맡은 경험이 있는 5선의 문희상 의원, 계파를 초월해 신망이 두터운 3선의 유인태 의원 등이 거론돼 왔다. 하지만 이들은 “계파 간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는 일을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문희상 의원”(유인태), “당내 인사라면 중립적인 유인태가 적임”(문희상)이라고 상대방을 추천하며 고사했다. 원혜영 의원이나 김부겸 전 의원, 이석현 국회 부의장 등도 후보군이다.

이지상·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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