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파자유노저 공개적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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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로마교황 「요한·바오로」2세가 최근 폴란드의 민족적 감정을 대변하고 자유노조를 지지하는 내용의 연설을 한 것은 교황자신이 자유노조의 비정치적 성격을 강조했던 금년초이후 노조에 대한 견해가 상당히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요한·바오로」2세가 지난 주말 폴란드인들 에게 지난날 조국의 독립과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선열들이 치렀던 피의 희생을 상기시키는 내용의 강론을 한 후, 바티칸교황청과 외교소식통들은 한결같이 자유노조에 대한 교황의 입장이 상당히 변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요한·바오로」2세는 지난 3월 폴란드내정에 외세가 간섭하지 말 것을 간접적으로 경고한 이래 지난 6일 가장 강경하게 폴란드의 영토보전을 옹호하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
그는 자신의 주례 강론을 듣기 위해 운집한 군중들 속에 끼여 자유노조원들이 깃발을 흔들면서 열렬한 환호를 보내는 가운데 폴란드어로 행한 연설을 통해 감동적인 어조로 『조국의 독립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에 대한 최대의 보답은 폴란드가 고유문화·독자성 및 사회문제들과 노동의 신성함 등을 다루는 고유의 방법을 갖고 있는 국가로서 존립해 나갈 수 있도록 우리의 의지, 우리의 권리를 확인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바티칸과 외교소식통들은 교황의 이 같은 연설내용을 군사기동훈련을 위해 현재 폴란드국경주변지역에 약10만의 병력을 집결 시켜 놓고있는 소련을 겨냥한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요한·바오로」2세는 피격사건에 의한 총상으로부터 회복 된 후 「민주혁명」과 보다 많은 자유를 성취하기 위한 폴란드인들의 투쟁을 지지하는데 있어 전보다 더 결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권위 있는 바티칸소식통들이 말하고 있다. 「요한·바오로」2세는 교황 취임 후 3번째의 회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 회칙에는 교황자신이 폴란드외에도 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 등 동구의 카톨릭국가들에게 변화를 줄 열쇠로 생각하는 사회 문제들이 언급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 카톨릭교회와 폴란드 국민들간의 감정의 연계성은 교황저격사건에도 새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람프」폴란드 대주교는 최근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요한·바오로」2세의 저격범인「메흐메트·알리·아흐자」에 대한 재판이 사건 진상을 명백하게 규명하지 못한 『많은 의문점들』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하간 저격사건이 폴란드국민들에 대한 교황의 호소내용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며 병상기간 중에는 충분하게 표시 할 수 없었던「요한·바오로2세의 자유노조의 대의에 대한 지지가 어느 때 보다도 더욱 강력한 것처럼 보인다.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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