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통신 혁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전화적체」란 옛말. 시내전화가 남아들아 전화 행상이 골목을 누비고 시외전화는 어디서나 5초 이내에 자동으로 연결된다.
포키트 벨(호출장치)이 울리는가 했더니 휴대용 전화와 서로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는 TV전화가 등장한다.
상대방이 부재중이더라도 통화 내용을 사후에 알려주는 「녹음통화」, 통화 중 기다렸다 대화할 수 있는 「대기통화」 외출 때 행선지로 자동 연결되는 「연결통화」도 가능하다.
게다가 기업체는 물론 일반가정에서도 단말기의 「키보드」만 누르면 알고싶어하는 각종 정보가 스크린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나타난다.
찬거리를 사기 위해 시장마다 기웃거릴 필요도 없고, 피서를 가기 위해 호텔마다 전화를 걸어 예약상태를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팩시밀리(화상통신) 시설을 이용한 전자신문이 나오고 수많은 기록도 간단히 보존할 수 있다. 또 곳곳에 전자우편 박스(지금의 공중전화 박스처럼)가 생겨 각종 서류며 사진도 손쉽게 보낼 수 있다.
모두가 꿈같은 얘기지만 결코 꿈만은 아니다. 단자통신이 꽃피는 80년대 후반부터 단계적으로 나타날 현실들이다.
체신부는 이를 위해 5차 5개년 계획기간(82∼86년)에 6조원의 예산으로 통신 혁명의 기반을 마련한다.
우선17%에 불과한 일반 시내전화의 교환시설 전자화율(전자교환방식)을 86년까지는 도·농을 가릴 것 없이 73%, 88년에는 1백%로 끌어올린다.
시내전화회선도 매년1백20만∼1백30만 회선씩 증설, 80년 말 현재 2백82만6천 회선에서 86년에는 9백26만3천 회선으로 늘린다.
이렇게 되면 현재68%에 불과한 시내전화 공급률이 86년에는 1백%로 높아져 전화적체(현재60여만건)는 완전 해소된다. 특히 서울의 만성적인 장기적체헌장은 이보다 앞서 82년 하반기부터 풀린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시외전화도 그 체계를 완전개편, 86년까지 완전자동화해 전국어디서나 다이얼만 돌리면 5초 이내에 통화가 가능하게 된다. 이를 위해 전국 통신권을 서울·대전·대구·광주·원주 등 5대 권역으로 구분, 총괄국을 설치하고 그 밑에 22개 중심국을 또 그 아래 l백52개 집중국을 두어 통신망을 연결한다.
즉 지금까지의 1천5백99개 읍·면 단위로 세분된 시의통화권이 앞으로는 1백52개 군 단위 시외 통화권으로 광역화돼 읍·면간의 시외전화가 시내전화로 사용된다. 교환방식도 자석식 또는 공전식에서 전자식 자동교환방식으로 바뀐다.
국제전화도 현재 반자동교환방식을 연차별로 완전 자동전자교환방식으로 바꾼다. 이에 따라 86년까지는 주요 20개국간의 통신시설이 전자화 해 즉시 통화가 가능하고 90년까지는 세계대부분의 국가들과의 국제통화가 국내 도시간의 시의전화처럼 손쉬워진다.
또 정보화시대에 발맞춰 수많은 각종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공급하는 데이터 통신시설 보급도 추진, 84년까지 데이터 교환기를 설치 운용하고 91년까지 일부 실용화하여 91년 이후에는 완전 실용화할 방침이다. 팩시밀리 통신도 86년까지 일부실용화, 91년 이후 원전 실용화단계로 옮긴다.
이같은 통신혁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전송로의 혁명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는 동선대신 구미선진국이 개발한 광섬유(유리에서 뽑아낸 실)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90년까지는 통신위성을 개발, 공중에 띄움으로써 통화가 잘 되고 산간벽지·외딴섬에서도 깨끗한 TV화면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
체신부는 이 방대한 통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내년에 한국전기통신공사를 발족하고 데이터 통신 전담기구도 설립한다. <오만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