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도 "보물선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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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27일AP=연합】7백년전 원나라의 「쿠빌하이」가 일본 침공에 동원했다가 태풍을 만나 침몰한 목조전함 72척이 일본남부 나가사끼(장기)근해에서 수많은 값진 보물들과 함께 발견됐다.
해저보물탐사대장이며 도오까이(동해)대학 명예교수인 「모자이·도라오」씨는 나가사끼 근해에서 발견된 원나라함대가 일본정벌에 사용된 것임이 분명하다면서 일본근해에서 발견된 고고학적 가치가 있는 유물발견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들 침몰선박에서 이미 수많은 예술품들이 인양되었다고 밝혔다.
?고의 영웅인「칭기즈칸」의 손자이며 원조를 참전했던 「쿠빌라이」는 1274년과 1281년 두차례에 걸쳐 일본을 침공하려 했었는데 1차 정벌때는 규우슈(구주)의 저항군에 밀려 많은 희생자를 낸채 패퇴했으며 고려를 발판으로 시도된 2차정벌은 일본인들이 『가미까제』(신풍)라고 일컫는 태풍으로 4천4백척의 전함중 약1천척이 파괴되어 실패로 끝났었다.
「모자이」씨는 1년전 해저보물선들이 수장된 부근에서 어부들의 어망에 도자기들이 걸려나오면서부터 수중음파탐지기로 다까시마(노도)근해를 샅샅이 홅기 시작, 태풍으로 침몰한 72척의 전함을 찾아내 많은 도자기와 자개가 박힌 무기등을 인양해냈다.
20여명의 잠수부들이 인양한것중에는 몽고의 칼·떡을 찧는 돌절구, 그리고 12세기초 고려또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청동불상등. 또 「쿠빌라이」 휘하의 장수들중 하나가 쓰던 구리인장도 지난7월 한어부로부터 우연히 입수했다고 말했는데 한자가 새겨진 이구리 인장은 무게가 7백269이며 홀륭하게 보존되어있다. 「모자이」씨의 보물탐사대는 그뒤 길이가 각각31cm와 80cm인 또다른 두자루의 칼과 자기들을 수심24m의 해저에서 발굴했다.
이들은 또 1백45개의 도자기파편과 완전한 상태로 보존된 꽃병3개, 돌을 잘라 만든 닻 15개와 화약을 섞는데 사용한것으로 보이는 항아리 2개등을 끌어냈다. 「모자이」씨는 이 보물들과 더불어 기름이 묻은 흔적이 있는 천으로 싸인 옛대포탄으로 추정되는 돌덩이가 발견됨으로써 이 침물선박들이 원나라의 일본정벌 함대에 속해 있었다는 이론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침몰선들이 너무 썩어 선체를 인양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면서 『우리가「쿠빌라이」의 원나라 함대의 유물들을 발견했음이 분명한 이상 우리가 할일은 이 유물들이 영윈히 사라지기 전에 가능한한 많이 인양하는것뿐』이라고 말하고 인양된 모든 유물들은 이마리만에 있는 현지박물관에 기증될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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