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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한 우주교향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외로운 항해자」 보이저 2호가 26일 낮 환상의 별 토성에 최근접, 인류역사상 가장 선명한 토성사진을 보내옴으로써 인류과학은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
태양계 6번째 혹성인 토성은 우리지구에서 19억8천4백만km나 떨어져 있고 시속8만6천km로 달린 보이저2호로서도 무려 4년을 달린 끝에 도달한 곳이다. 당초계획의 단2·Z초의 오차밖에 나지 않은 초정밀 우주여행이었다는 점에 우선 경탄과 감격을 느끼게 된다.
한 과학자가 술회했듯이 이는「우주를 바늘로 누비는」고도로 정교한 기술이다. 그러니 인류의 우주탐색사의 또 하나의 신기원이라 하겠다.
우주탐색사의 첫걸음은 미국우주인이 달에 섰던 69년7월20일의 일 이었다. 그로부터 7년 뒤인 77년에 무인화성 탐색우주선 바이킹1호의 착륙선이 화성에 연착함으로써 인류는 우주를 향한 제2단계도전에 성공했었다.
그에 이어 올해 인류의 우주개척사엔 두개의 금자탑이 세워졌다. 하나는 지난 4월의 우주왕복선 스페이스셔틀의 성공이며 다른 하나는 이번 보이저2호의 토성 최근접촬영 성공이다.
그것은 물론 인문료학의 승리요, 끝없이 불가능에 맞서온 인간의 숙명적 도전의지의 개가다.
지식욕과 탐구의지를 표상하는 인간의 도구는 드디어 용감스런 우주탐험의 결코 지워지지않을 발자국을 남기고있다.
물론 토성 최근접이라는 보이저 2호의 업적은 우주적인 거시적 안목으로 보면 대수로운 것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거대우주에 도전하는 인간의 진지한 열성과 지혜의 산물이다.
우리는 2백억년의 역사를 가진 우주에 도전하기에 앞서 46억년의 연륜을 가진 태양계의 진실을 알기 위해 이 같이 나서고있다.
태양계 진화 역사를 아는 일조차 사실은 너무나 우원한 일이겠지만 좀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목적도 있다. 다른 혹성을 연구하는 것은 우리지구의 이해에 필수적인 때문이다.
지구환경이 무섭게 오염되고 있는 오늘날 그것이 우주대기권에 어떤 영항을 미치는가를 알아야 한다는 뜻도있다.
혹은 직접적으로 인류가 유용한 지식을 얻는다는 의미에서보다는 우주에 대한 인간이해를 확대함으로써 과학상의 실제적 문제들을 비롯한 철학적· 정치적 문제들에 대한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크다.
그러나 일면으로 이 같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인간의 우주탐사노력이 혹 전쟁과 죽음의 불길한 미래를 인류에 예고해주는 것 일수도 있다. 왜냐하면 토성에 도달하는 인간의 과학기술은 우주파괴 fp이저병기나 핵병기와 같은 인류절감을 위협하는 괴물들을 만들어내고 잇는 것이 현실인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불가능과 미지애 도전하는 인간의 숙명적 의지는 그 동안 인문의 삶의 질을 계속 개선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우주탐삭을 추진하면서 인류는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 기술뿐 아니라 직유 및 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술발전을 기할 수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과학에 대한 부정적 관점이나 인문악의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또 인류생활향상에 기여하여야할 정치력의 협조가 비관적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지식의 확대를 선도하는 이 같은 진취적 인문의 노력은 역시 고무적이라 하겠다.
우리는 미국과학기술이 이룩한 보이저 2호의 성공을 축하하면서 이 같은 인류문명의 진보를 밑받침하고있는 미국자유민주주의와 인간의 무한한 창의성을 순종하는 사회에 깊이 감명을 갖게된다.
우리도 이젠 남의 나라 일에 감명만 받을 것이 아니라 시야를 돌려 새로운 문명세계에 도전하는 자기노력을 절감할 때가 되었다. 흔히 교육의 개혁을 운위하지만 그것은 말초적인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장차 인류문명사회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에서 시각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점에서 우리 국민이나 위정자나 교육자는 무엇인가 생각하고 결단하는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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