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안보인식」엇갈린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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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신성순]한일 외상 회담 1차 회의가 노신영 외무장관과 「소노다」(원전직) 일본 외상 그리고 양측 대표단 각 8명이 참석한 가운데 20일 하오, 3시30분부터 2시간15동안 일본 외무성에서 열려 한반도 정세와 동북아 및 국제 정세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노 외무장관은 회담 후 『두나라 외상은 한반도에 북괴의 위협이 증대되고 있다는 인식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은 북괴의 위협과 도발이 현존하는 한 북괴를 고무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북괴와의 관계는 한국 정부와 협의할 것을 약속했다고 노 장관이 말했다. 그러나 「소노다」 일본 외상은 1차 회의 내용 발표를 통해 한반도에 긴장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해하면서도 북괴의 위협이 증대되고 있다는데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한바 없다고 엇갈리게 밝힘으로써 앞으로의 회담전도에 논란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한국측은 한일 양국의 안정과 번영이 상호 의존 관계에 있고 이같은 양국의 우호 협력 관계를 두터이 하는 것이 동북아 뿐아니라 세계 평화에 공헌할 것이라는 한국측의 자세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측은 새로운 한일 관계를 『한국의 안정과 번영속에 일본의 안정과 번영이 있다는 생각으로 이끌어 가고 싶다』고 말하고 『이같은 상호 의존·상호 이해·연대 의식이 이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한국대표단이 전했다. 한편 한국측은 회담이 끝난후 일본측의 발표내용이 합의내용과 다르다는 사실을「기우찌」(목내소윤) 아주국장을 통해 일본측에 항의했으며 일본측은 합의를 어기고 회담내용을 미리 공표한 것과 발표내용에 차이가 생긴데 대해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일외상회담 2차힉의는 21일하오 2시30분부터 일본외무성에서 열린다. 이회의에서는 1차회의를 통해 합의한 한반도 정세의 공동인식을 바탕으로 일본의 대한경제협력증대와 무역역조시점문제를 중점 협의한다.<관계기사 3면>

<노 외무 일문일답>남침 위협 증대 의견 일치. "북괴를 고무않겠다" 확약
-1차 회담의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직회담이 끝나지 앓아 무어라 말하기 곤란하다.다만 일본측이 북괴위협이 존재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평양에 대해 미국이 하지않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두가지 점을 못박은 것은 사실이다.
-일본측이 회다후 발표한내용과 한국측의 발표에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회담장에서는 내말을 모두 받아들이는것 같았다. 나는 이야기를 할때마다 상대방에게 『상식에 맞지 않는다든가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이 있으면 지적해달라』고 꼭 확인을 했으며「소노다」장관뿐 아니라 「기우찌 」아주국장에 대해서도 일일이 다짐을 받았다.
『북괴의 위협이 존재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는가』고 분명히 물었으며 상대방으로부터 『그렇다』는 명확한 대답을 받았다. 또 일본정부는 미국처럼 북괴를 고무하는 일을 하지 않기 바란다고 말하자「소노다」외상은 「합의합니다...다만 미국과 똑같이 하자는 말은 빼자」면서 한반도 정세와 북괴위협에 동의했다. 「소노다」외상은 이날밤 만찬석상에서도 비슷한 연설을 했다.
일본측의 태도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노장관은 한국 기자들에게 하오6시 회담내용을 브리핑한다고 약속하고 이를 지키지않은 것은 무엇때문인가.
▲양측의 합의에 따라 회담내용을 2차회담이 끝날때까지 발표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일본측이 약속을 어기고 회담내용을 일본측의 말만을 인용한 것은 납득할수 없다.
-이번 회담에서 도중에 퇴장하는 사태는 없겠는가.
▲국가를 대표해서 이곳에 와서 내임무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내나름대로의 결의도 있다.
오늘 한반도 정세의 인식에 대한 일치가 없었다면 자리에서 일어났을 것이다. 앞으로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피차 비밀로 하기로 한 부분을 뒤집는다면 무엇으로도 보상될 수 없는 문제다. 말의 번복을 막기 위해 녹음테이프를 놓고 이야기하자고 제의해야겠다.
한국을 대표해서 회담에 임하고 있으므로 우리국민모두가 수긍하는 상식을 격의없이 얘기해 나가겠다. 웃고 앉아있는 것만이 외교가 아니다.

<원전일 외상 회견>한반도 긴장 존속은 이해"정세인식" 같이한바 없다
일본은『한일양국이 새로운 시대의 출발로서 강호의존관계를 조성하고 싶다. 한국측은 65년이래 무역역조 2백억달러 공공차관 12억달러가 된다는 점을 들어 일본에 진정한 협력을 바라고 있다』고 밝히면서 일본이 마음으로부터 협력을 확대해 나가되 제3국도 인정해 주는 협력이 돼야하며 그렇지 못할경우 한일관계는 앞으로 어렵게 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측은 무역적자문제는 2국간이 아니고 다국간의 관계에서 고려해야할 문제이며 경제문제와 안보와는 전혀 별개로 할 것을 명백히 하고싶다는 뜻을 한국측에 분명히 밝혔다.
한국측은 『그점에는 서울에서「마에다」대사를 통해 일본측의 사정을 들었다. 한국측의 생각은 내일 이야기하겠다』고 미루었다.
한반도정세에 대해서는 한국측이 북의 군사력이 증대되고 있고 긴장이 늘고 있다는 점올 밝혔으며 이에 대해 일본측은 남북의 긴장상태는 팽팽하며 결코 완화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긴장이 앞으로 완화되기를 바란다는 기분을 전달했을 뿐이다. 그러나 한반도에 북으로부터의 위협이 증대되고 있다는 인식에는 일치한바 없다.

<한국 요청 경협 규모 원전 "너무 크다">
「소노다」(원전직) 일외상은 20일상오 한일외상회담 제2차 회의를 불과4시간 앞두고 기자회견을 통해 2차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진 한일경제협력문제에 언급,『한국의 협력요청 규모가 너무 크다』고 말함으로써 경제협력규모에 합의가 이루어지기가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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