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배타고 등교하는 초·중·고생, 전국에 141명

중앙일보

입력

전남 여수시 남면. 남해안 끝자락에 크고 작은 3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금오열도에선 매일 아침 고등학생 46명이 배를 타고 학교에 간다. 이 학교는 금오도(金鰲島)에 있는 여남고다. 1985년 개교했는데, 전교생이 59명이고 한 학년 당 한 학급씩으로 구성돼 있다. 금오도에 사는 학생 13명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은 등하교 시간이면 인근 섬을 오가는 통학선을 이용한다. 올해 이 학교 졸업생인 진성일(19)군이 개교 이래 처음으로 서울대에 합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남고처럼 배를 타고 학교에 통학하는 학생 수는 전국 141명(25개교, 올 3월1일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통학선을 이용해 등·하교하는 고교생이 59명(3개교), 초등학생이 44명(11개교), 중학생이 38명(11개교)이다. 시·도별로는 전남 94명, 인천 17명, 경남 16명, 충남 14명 등이다. 통학선을 이용하는 학교는 전체 학생 수가 평균 32명인 소규모 공립 학교였다.

통학선 이용 학생이 가장 많은 학교는 여남고였고 전남 여수 거문중(11명), 충남 보령 광명초(10명), 전남 신안 안좌고(8명), 경남 통영 한산초와 전남 여수 여남중 화태분교장(각 7명)이 뒤를 이었다. 전교생 대비 통학선 이용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 역시 여남고(78%)였다. 다음은 충남 서산 팔봉초 파도분교장(75%)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 같은 대도시에선 상상할 수 없겠지만 작은 섬에는 학교를 설립할 수 없기 때문에 인근 큰 섬으로 학생들이 지금도 매일 배를 타고 통학하는 곳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