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며느리로 용의자 압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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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원효로1가 여 갑부 윤경화씨(71)일가족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17일 이번 사건이 재물을 노린 친척들의 계획적인 살인사건으로 방향을 굳히고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윤씨의 조카며느리 고숙종씨(46)와 고씨의 맏딸 미경 양(20)의 신병을 확보, 물증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13일 서울정릉4동290의41 고씨 집 안방에 있던 베개 속에서 숨긴 윤씨의 금목걸이 등 패물12점을 발견한데 이어 14일 새벽 고씨의 맏딸 미경 양이 사건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어머니의 지시로 죽은 윤씨의 손 지갑과 메모지·명함다발 등을 찢어 영동일대 쓰레기더미 속에 버렸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 내고 방증수집을 위해 영동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경찰이 고씨 집에서 찾아낸 윤씨의 패물은 금팔찌·백금쌍가락지·금 브로치·금단추·금도금볼펜·비취브로치·백금 4각 손목시계·시계가 달린 금목걸이 등 3백40여 만원 어치로 양말에 넣어 베개 메밀껍질 속에 꿰매 놓았었다.
경찰은 고씨가 경찰에서 사건당일인 지난달 22일 하오4시30분쯤 정릉 자기 집에 들어가 붉은 색 계통의 원피스를 갈아입고 T셔츠 등 간편한 다른 옷가지를 미리 준비, 하오8시쯤 윤씨 집에 가 범행한 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피묻은 스타킹과 슬리퍼를 손가방에 넣어 청파동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진술, 형사대를 쓰레기 처리장이 있는 서울 난지 도에 보내 수색중이다.
경찰은 또 사건당일인 22일 고씨가 남편 윤영배씨(48)·윤경화씨와 셋이서 충무로 모 식당에서 점심을 들고 헤어져 윤형배씨는 하오1시30분 열차 편으로 순천을 갔다고 했으나 고씨의 맏딸 미경 양은『그날 밤 아빠가 집에 들어왔다』고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어 이세가족들의 일치되지 않는 진술로 보아 사전공모에 의한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계속추궁중이다.
또 사건 3일 후 고씨가 10만원 권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어 쓴 점도 밝혀 내고 수표를 추적하는 한편 고씨의 남편 윤씨가『내가 죽을죄를 지었다』고 동료에게 말한 점 등을 중시, 두 사람을 분리 심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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