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외부 일정 없는 조용한 추석…관저에서 보고서 읽으며 현안 챙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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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올해도 외부 일정없는 ‘조용한 추석’을 보냈다. 하지만 연휴 중에도 보고서를 읽으며 현안 챙기기를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추석 연휴(6~9일) 동안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과 모친 육영수 여사의 묘소가 있는 국립 서울현충원에 성묘를 다녀온 것 외엔 관저에서 머물렀다. 박 대통령은 추석 날인 8일 현충원을 찾았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면서 장관·수석들이 올린 보고서를 읽거나 ‘경제살리기’를 중심으로 한 정국 구상에 몰두하며 휴일을 보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연휴 기간이었지만 나름대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에도 추석 연휴 기간 소수의 수행원만 대동한 채 비공개로 성묘를 다녀왔다. 이번 추석에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동생 지만씨 부부 등과 따로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여권 한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들은 청와대에서 가족들과 함께 명절 차례를 지냈지만 박 대통령은 가족을 둘러싼 구설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취임 이후 홀로 명절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누구보다 친인척 관리에 대해 철저하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에는 동생 지만씨 자택에서 차례를 지내거나 동생 부부를 자신의 삼성동 자택으로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박 대통령은 연휴기간 동안 현안을 챙기면서 경제 살리기 구상에도 집중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연휴 후 각종 경제관련 행사에 참석해 경제활성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되는 만큼 ‘민생법안의 처리가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한다. 여야가 연휴 이후에도 세월호법의 교착상태를 해소하지 못하면 경제활성화 정책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어 우회적으로 국회를 압박한다는 복안이다. 청와대는 또 민생법안 처리와는 별도로 경제 관련 법안의 시행령과 시행규칙 정비 등 범정부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추석이었던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보름달 보며 소원을 비셨는지요. 모든 사람이 같은 꿈을 꾸면 꿈이 현실로 이뤄진다는 말이 있듯이 나라 경제와 국민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 모두 함께 소원을 빌어 그 꿈이 이뤄졌으면 한다”며 ‘경제 살리기’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같은 메시지와 함께 하늘색 반소매 블라우스에 회색 긴 치마의 편안한 차림으로 청와대 경내의 한 석조 다리 위를 걷는 사진도 함께 실었다. 박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 방안과 함께 남북·대일 관계 등 외교·안보 이슈에 대한 구상도 가다듬었다고 한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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