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부 여고생들 "차별대우" 불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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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야간부 학생들에게 차별대우를 한다고 여고생들이 교실에 불을 지르려한 사실이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 하오 4시쯤 서울 청파동 3의100 신광여중·고 (교장 최명자) 구관 중3학년 지반 빈 교실에서 이 학교 여고 야간부 2학년 인반 정모 양 (18)·예반 김모 양 (18) 등 여고생 6명이 석유를 교실 커튼과 책상 위에 뿌리고 불을 지르려다 복도를 지나가던 중3학년 학생에게 적발돼 미수에 그쳤다.
정양 등은 이날 등교시간 4시간 전인 낮12시쯤 학교에 미리 모여 중3 지반 교실에 있던 10ℓ들이 주전자 2개를 들고 나가 학교 앞 주유소에서 석유 3천 원 어치를 사 갖고 교실로 돌아가 불을 지르려 했다.
정양 등은 지난 4일부터 학교에 불을 지르기로 모의, 여고 야간부 상급생인 3학년 인반 이모 양 (18) 등 2명에게 합세할 것을 종용했으나 이양 등이 『불지르는 것은 묵인하겠으나 참여하지는 않겠다』 고 하여 동급생 6명이 불을 지르기로 했다.
이들은 이날 하오 3시50분쯤 교실에서 자습하고 있던 중3학년 학생 4명에게 『행사가 있으니 나가달라』고 내보낸 뒤 책상·걸상을 교실 뒤쪽으로 밀어놓고 커튼과 책상 위에 석유를 뿌린 뒤 불을 지르려 했으나 서로 불붙이기를 꺼려 시간을 끌다 때마침 복도를 지나가던 중3학년 학생 김모 양 (15)에게 발각됐다.
이들 중 박모 양 등 4명은 지난 4일 비가 계속 내려 우울하기도 하고 공부도 하기 싫어, 2교시가 끝난 하오 6시30분쯤 무단조퇴를 하려다 야간부 학생지도 주임에게 적발돼 주의를 받았으며 나머지 학생들도 월2∼3회 실시하는 소지품 검사에서 립스틱·마스카라 등 성인용 화장품이 나와 꾸중을 들어 "항상 선생님들이 우리를 미워하고 있다"고 불만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정양 등은 『학교측이 야간부 학생들에게 전기절약을 이유로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공부하지 못하도록 하고 중학생들이 쓰는 구관 낡은 교실에서 공부를 시킬 뿐 아니라 학교 생활관을 이용하려해도 주간 부와 크게 차별 대우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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