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은 도시를 싫어한다|70년대 국세 조사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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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런던=장두성 특파원】70년대 영국의 인구 이동은 탈 도시의 시대였다.
런던의 인구는 지난 10년간 전체의 1할이 넘는 76만명이 줄어 1901년의 수준까지 감소됐다.
지난 4월 영국에서 10년마다 실시하는 국세 조사의 중간보고는 70년대 10년간의 인구 분포가 크게 바뀌었음을 보여주었다.
이 조사 보고에 따르면 인구의 탈 도시 현상은 비단 런던에 국한되지 않고 맨치스터, 리버풀, 버밍검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각각 16∼18%가 줄었다.
스코틀랜드의 대도시 브라스코의 경우 71년에는 인구 1백만의 도시로 손꼽혔지만 10년간 22%가 감소, 76만명으로 축소됐다.
또 런던은 지난번 조사에서 7백80만명에 가까왔으나 이번에는 11%정도가 줄어 7백만명 선으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현상은 도시의 중심부가 특히 심해 전체적으로 18%가 감소됐는데 고급 주택지와 인접한 하이드파크의 남쪽 찰즈·갠진톤 지구는 무려 26%가 떠났다.
이에 비해 인구 증가가 가장 높았던 곳은 런던에서 2시간 거리인 뉴타운 밀튼케인즈 시로 85%가 늘었다.
또 북해 석유 개발로 인기가 높은 스코틀랜드 동부도 인기가 늘어 세틀랜드의 경우 54%가 증가했다.
탈 도시 현상은 단순히 인구가 도심부에서 교외로 빠져나가는 도너츠 현상과는 다른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현재 런던 근교의 베트 타운을 이룬 잉글랜드 동남부의 인구가 1.2% 감소했고 중부 공업지구의 인구는 2.9%가 준 반면 원격지와 인접한 앙글리아 (잉글랜드 동부)와 잉글랜드 서남부에서 각각 11.7%, 6%가 늘었다는 것은 오히려 시골로의 인구 이동 경향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북아일랜드를 제외한 영국 전체의 인구는 5천4백12만9천명.
지난번 조사 때와 비교해 0.3%가 는 것으로 71년과 61년에 5% 정도의 인구증가율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같이 인구 증가의 둔화와 탈 도시 현상은 지난 10년간 영국의 철강·자동차·조선·석탄 등 도시를 중심으로 한 생산 공업이 하강세를 보여 해고자가 속출했고 사람들이 메마른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낀 것에 더 큰 원인이 있다.
또 밀톤 케인즈 시의 인구 증가에서 나타난 것처럼 영국 정부의 지방 개발 정책인 뉴타운계획이 효과를 나타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국 정부는 뉴타운 개발을 추진하면서 도시 개발을 중소기업의 유치와 병행해서 추진했다.
이는 적극적으로 산업과 외자 유치를 지역 단위로 추진하고 있는 웰즈의 인구가 2.2% 증가한 것으로 뒷받침된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농업과 녹지를 파괴하지 않고 남겨두었다는 것도 탈 도시 현상을 설명하는데 뺄 수 없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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