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당뇨성 신장염(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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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요즘 신문에는 신장염으로 계속해서 피를 걸러내지 않으면 살수 없는 사람들의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고있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당뇨성 신장염으로 신장을 버린 사람들이 많다.
최근 우리나라도 식생활의 변화 때문인지 당뇨병이 증가 추세에 있고, 당뇨성 신장염으로 만성신부전증을 유발해 인공신장기의 치료를 받는 환자가 의외로 많다.
당뇨병이 발병된 사람에게서 당뇨가 적절히 조절되지 않고 오래가면 여러 장기에 2차 적인 병변이 생기는 수가 흔하다.
가장 흔한 합병증이 시력감퇴를 초래하는 눈의 망막증과 손발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말초신경염증, 그리고 심장병이다.
의사들이 당뇨를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혈당을 조절키 위해 식이요법을 강요하는 것도 모두 이와 같은 합병증의 방지 때문이다.
요즈음 신문지상이나 해외토픽에 오르내리는 인공췌장, 췌장이식, 혹은 바이러스를 이용한 당뇨의 근원적 치료에 관한 이야기는 학문적으로는 흥미와 관심의 대상이 되지만 아직은 연구단계이고 극히 제한된 환자에게 임상실험으로 시도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하겠다.
현재까지 알려진 최선의 당뇨병 치료는 식이요법, 혈당 강하제의 투여, 적극적인 체중조절이라는 점이 환자들에게 인식되어져야 한다.
당뇨성 신장병은 흔히 부종이 동반되는 사구체신염과 신우신염의 2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신우신염은 세균이 요로에 침범해서 일으키는 염증이지만 일반과는 달리 당뇨병 환자에게서는 염증이 대단히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신우궤사까지 일으켜 신부전증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하게 된다. 이 때의 신우신염 치료는 당뇨조절이 우선되어야 한다.
사구체신염은 병력에 비례하지만 병세의 진행은 당뇨조절 여부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된다. 대체로 당뇨병 발병 후 15년이 경과되면 신장염의 증세가 나타나고, 20년이 넘으면 신장기능이 나빠 져 만성신부전증에 이르게 되는데 당뇨병으로 인한 신부전증은 치료가 대단히 까다롭고, 신장자체에 의한 신부전증에 예후가 좋지 않다.
이러한 환자 중 청장년층은 투석 치료보다는 신장이식이 더욱 바람직한 방법이 된다.
50대 이후 노년층에서는 신부전중이 더욱 잘 일어나고, 또 이 이후의 연령층에서는 당뇨로 인한 동맥경화증 등 혈관변화가 심해서 이식 수술 보다는 투석요법을 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인공 신장기에 의한 투석치료를 받아도 원발성 신부전증보다 사망률이 높고, 망막염의 악화로 시력을 잃는 수가 많다.
따라서 신장염이 병발된 당뇨병에서는 더욱 적극적인 당뇨조절이 요구되고, 경구혈당 강하제 보다는 인슐린 주사가 필요하게 된다.
일단 신부전증에까지 이르렀다면 다른 환자보다도 서둘러 신장이식이나 투석요법을 받아야한다. 정석호<내과·연세대의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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