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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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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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는 여름철의 환경조건을 고려한 균형 잡힌 식생활로 충분히 물리칠 수 있다는 게 영양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름에는 열량농축 식품인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당분의 다량섭취도 삼가는 대신 소화하기 쉬운 단백질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야채·과일을 이용, 수용성 비타민의 섭취를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
높은 온도가 계속되면 외기에 빼앗기는 체온의 방출량이 적어지고 따라서 열량의 요구량은 줄어든다. 그러나 땀을 많이 흘리는 등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므로 비타민 비의 소요량은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더위에서 오는 식욕부진은 이 비타민 비의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영양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도정이 덜된 7분 도미, 보리 등을 이용한 식단이 유리하며 콩유의 보강도 고려해 볼 만하다.
식욕이 떨어지면 흔히 짠 음식으로 입맛을 되찾아 보려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인의 염분 섭취량은 이미「과잉」진단을 받고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 다만 장기간 직사일광에 서 있었거나 땀을 많이 흘려 갈증이 심할 때는 당분이 많은 청량음료보다 소량의 염분을 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
영양면을 떠나 여름음식에 많이 이용되는 것이 식초·겨자 등 자극성 있는 조미료다.
식초를 듬뿍 친 새큼한 냉국이나 톡 쏘는 겨자채는 만들기도 쉬우면서 입맛을 북돋워주는 일종의 전체 역할을 해준다.
겨자채의 경우 오이·당근·양배추·달걀·오징어 등을 재료로 조금만 정성을 들이면 손님 접대용으로도 일품.
이밖에 평소에 쓰지 않던 유리그릇을 식탁에 올린다거나 식탁을 시원한 마당이나 창가로 옮겨 보는 것도 여름철 식생활의 한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유리그릇은 따뜻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 부드러운 브러시나 스펀지로 깨끗이 닦은 다음 다시 따뜻한 물에 헹궈두면 언제나 새 것처럼 쓸 수 있다. 다만 크리스탈은 다른 단단한 것과 함께 닦으면 흠이 가기 쉬우므로 주의할 것.<도움말=이기열(연세대 식생활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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