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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우주선의 동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인간의 문명사회는 바로 대자연에서 얻어진 에너지 위에 구축되어 있다. 따라서 에너지가 끊어진 문명사회란 바로 종말적인 암흑과 침묵을 의미한다.
우주로 항행하는 우주선도 하나의 조그만 세계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크고 작은 차이는 있으나 항상 동력을 필요로 하며 이의 공급이 끊어지는 때에 우주선의 수명도 다하게 된다.
우주선이 필요로 하는 동력의 규모는 매우 인색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초창기 무인위성의 경우 1∼2W 정도였으며, 현재도 많은 위성이 100W 미만의 동력으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근래에 이르러 위성의 기능이 점차 복잡해지고, 경우에 따라 유인우주선도 발사하게됨에 따라 소요동력도 점점 커져서 몇kw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전기를 이용한 추진장치를 붙일 때는 100kw 정도나 요구된다.
우주선에서 소모하는 동력은 수행하고 있는 업무의 성질에 따라 매 순간마다 달라지며 이렇게 세밀한 동력배분은 컴퓨터가 적절히 관리해 주게 된다. 예를 들어 정찰위성의 경우, 원격탐사에 의해 얻어진 정보를 위성자체에 기록할 때와 지상에서 보낸 신호에 따라 갖고 있던 정보를 몇분간에 걸쳐 지상으로 보낼 때는 사용하는 동력의 양이 달라진다.
위성에 적재되는 동력장치의 수명은 몇 달내지 몇 년 등 유한한 기능을 갖게되며, 우주선의 예정된 수명보다 더 오래가도록 설계된다.
보통 수명이 길고 출력이 큰 동력장치일수록 제작단가가 비싸고 부피가 커진다고 말할 수 있다.
우주선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는 지상에서 실어보내는 연료나 배터리에 담긴 화학에너지, 방사선 동위원소에 의한 핵분열에너지, 그리고 태양근처의 행성과 우주공간에서만 이용이 가능한 태양열 에너지 등이 있다.
이들 에너지의 특징은 우주선이 무게를 중시하는 까닭에 지상에서와 같이 규모가 큰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 간접발전방식이 아니라 소형 직접발전이라는 점이다.
태양열에너지는 우주선의 바깥쪽 표면이나 혹은 날개처럼 펼쳐진 보조판의 구조물 표면에 수많이 부착된 실리콘 태양전지에 의해 직접 전기로 변환된다. 이러한 태양전지판은 광 추적장치에 의해 항상 태양을 향하여 최대의 에너지를 얻도록 설계된다.
그러나 태양에너지는 행성의 그늘 속이라든가 태양에서 멀리 떨어진 외계에서는 이용이 불가능하므로 우주선 내에는 예비동력을 두든가 더 나아가 대체연료 전지를 구비하게 된다.
예비 배터리는 2차형 배터리로 보통 때는 여분의 전력을 생산하여 여기에 충전해 두었다가 태양열 등의 공급이 중단되는 시간동안 사용하게 된다.
태양전지와 대체시킬 목적으로 개발된 연료전지는 산소와 수소를 각각 전지안의 전해질(전해질)에 조절된 압력으로 통과시키는 방법으로 이 과정에서 두 물질이 반응하여 물과 전기를 생산하게 되어있다.
이때 얻어지는 물은 우주선 안의 식수 등으로 귀중하게 사용된다. 이 연로전지는 화학에너지에서 바로 전기에너지를 얻는 직접발전방식으로 총 출력량이 1만W/H 이상이 요구될 때는 보통 배터리보다 중량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콜럼비아호가 발사전 최초의 고장을 일으킨 것도 바로 이 전지였다.
그 이외 에너지를 얻는 방법으로는 핵분열을 이용한 방사성 동위원소 열발전기를 들 수 있다. 이는 플루토늄238과 같은 동위원소가 알파선을 내면서 우라늄334로 붕괴할때 나오는 열에너지를 직접전기로 바꾸는 장치로 수명이 긴 위성에 쓰이게 된다.
플루토늄의 반감기는 89년이나 되고, 적은 양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므로 항해에만 몇 년씩 걸리는 목성이나 토성탐사, 외계탐사 등에 이용되고 있다.
앞으로 수년, 또는 수십년씩 걸리는 인간의 외계탐사에는 실내온도 유지·통신 등 더많은 에너지가 들게 되므로 간편하면서도 고성능인 에너지 장치의 개발이 요구된다.
채근식
▲46년 서울출생 ▲70년 서울대 공대 기계공학과졸 ▲73년 「텍사스」공대 대학원졸 ▲77년 「캘리포니아」대(버클리) 공학박사 ▲77년 NASA 연구원(항공유체역학) ▲78년 이후 한국과학기술원 항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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