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80년대는 「경영학석사」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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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때 변호사나 과학자ㆍ정부관리가 가장 유망한 직종으로 꼽히던 미국에 70년대에 들어서면서 기업경영자가 유망한 직종으로 등장, 『경영의 시대』라는 말을 듣고 있다. 이에따라 경영기술을 배워 MBA(경영학석사)를 취득하려는 젊은이들이 각대학에 부설된 경영대학원에 몰려 60년에 4천6백명밖에 되지않던 학생수가 70년에는 5만4천면에 이르고 70년에 3백3개이던 경영대학원이 현재는 5백개를 헤아리고 있다.
현재까지 MBA자격을 갖고있는 사람만도 50만명 이상이 되어 그 대부분이 미국의 각기업에서 활약중이다. 최근 「미시간」대의 조사로는 1만2천개기업의 최고경영진중 30%를 이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67년의 10%에 비해 엄청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MBA자격 소지자라고 해서 전부 환영받는것은 아니지만 명문대학, 이를테면 「하버드」 「스탠퍼드」 「시카고」 「펜실베이니아」대학의 경영대학원을 나오면 1백% 취업이 보장되고 봉급수준도 일반대학 졸업생보다 훨씬 많기때문에 입학 경쟁률도 치열하다. 「스탠퍼드」대학의 경우 학부졸업생이면 평균년봉은 3만2천달러 (2천2백만원).
그러나 경영대학원을 2년더 다녀 MBA를 취득하면 최고5만2천달러 (3천6백만원)까지 받게된다(「하버드」학부=3만1천달러, 경영대학원=5만9천달러). 그래서 3백명 정원의 「스탠퍼드」경영대학원에는 지난해 5천1백명이 지원했고 「하버드」에는 7백85명정원에 천3백명이 지윈했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을 뚫고 MBA를 취득한 우수한 인재에 대한 각 기업의 스카우트경쟁도 치열해 6백11명의 졸업생을 낸 「펜실베이니아」대의 경우 80년에 6백19개 회사에서 손을 뻗쳐 1인당 평균 27회 인터뷰를했다(「하버드」15희).
많은 기업들은 이런 인재덕분에 경영실적이 올라가고 새로운 경영기술을 축적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들의 공적을 인정하면서도 지나친 경영위주성향으로 많은 부작용을 빚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MBA자격소지자들이 미국기업경영의 주류를 이루게 되면서 빚어지는 결점들이 바로 미국경제전체의 결점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비판자들은 MBA취득자들이 숫자에 밝고 기업재무운용은 잘하지만 생산기술이라든지, 인적자원관리에 미숙함을 보여 기업구조가 기형화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희사의 이익보다는 개인적인 능력을 인정받는데 몽두해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단기적
이익만을 추구하고 국제적인 기업발전보다는 손쉬운 국내시장확보에 치중해 미국경제의 마이너스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다국적기업「엑슨」사의 한 간부가 『명문대학의 MBA취득자는 모두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듯이 80년대의 미국사회는 『경영의 시대』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타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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