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은행목표로 최선의 노력"|민영화의 첫주자 한일은행장 안영모씨|자본금 2천억으로 늘려 대형화|"년말쯤엔 주주간의 구심력 생길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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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7일 정부의 은행민영화 발표가 나오자 당사자인 한일은행은 모두가 함박입들이 됐다. 마치 혼자걸음마를 하게된 것처럼 들뜬 분위기다.
안영모행장을 만나 소감부터 물었다.
▲시험대에 오른 기분입니다. 한일은행이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느냐로 은행민영화의 성패에 점수가 매겨질테니까요. 우리은행이 잘못해서 다른은행의 민영화에 먹칠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읍니다.
-그러나 문제는 산적해 있고 어려움은 지금부터라고 생각되는데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기업을 민간주도화 하겠다는판에 금융의 중추인 은행을 관주도속에 그냥 놓아둘 수 없다는 것이 아니겠읍니까.
정책자금의 비중이 많다든가 축적된 금융「노하우」가 부족하다든가, 지금 시점에서 민영화·자율화를 가로막고 있는 많은 장애요인들도 시인합니다. 하지만 그런 난관에도 불구하고 민영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대세 역시 부인할 수 없어요.
-은행의 사금고화를, 우려한 나머지 주식을 너무 분산시키는 느낌이 있는데 혹시 추인없는 운행이 되지는 않을지요.
▲기우에 불과합니다. 물론 이번 정부소유주식의 매입한도를 한기업이 최고 5% (발햅주식)로 제한하고 있으나 금년말께는 주주들간에 구심세력이 형성될 거예요. 어느 특정인 혼자만으로는 안될데고 여러사람들이 합쳐 30%정도면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해야 할 일이 많을텐데‥.
▲5월초에 정부주식을 공개입찰에 붙이고 6월말까지는 완전히 사무적인 절차를 끝낼 예정입니다. 그 다음은 새로 주인이 될 주주들의 처분에 따라야지요 (웃음).
-민영화된다고 경영실적이 금새 좋아질까요.
▲그야물론 1등은행이 되어야지요. 민영화를 시키겠다는 것은 곧 은행을 시중은행의 본질인 상업주의에 충실해서 경영효율을 높이자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기업들이 사경을 헤매는데 은행만이 눈앞의 수익제고에 급급하지는 않을 작정입니다.
고객인 기업이 망하고 나면 은행원들은 온전할 수 없으니까요. 은행은 고객이라는 물속에 사는 고기가 아니겠읍니까.
-자본금도 이젠 마음껏 늘릴 수 있겠군요.
▲예, 지금 수권자본금 1천억원에 납입자본금을 7백50억윈밖에 안되는데 금년안에 2백50억윈을 더 증자해서 채울 작정입니다.
또 내년까지는 수권자본금도 2천억원으로 늘려 명실상부한 은행대형화를 추진해 나가겠읍니다.
-다른 은행들이 야단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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