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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싱크탱크, "중국은 한국의 사드(THAAD) 도입 반대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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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25일 오전 중국 베이징 중국국제문제연구원에서 열린 연구원과의 간담회에서 궈센강 부원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궈센강 부원장을 비롯해 위사오화 연구원, 쟈사오둥 박사 등 6명의 연구원이 참여했다.

중국국제문제연구원은 외교문제분야를 다루는 중국내 최초의 싱크탱크다. 중국 지도부의 한반도ㆍ중미ㆍ중동 등에 관련된 외교정책결정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이들과의 좌담회를 통해 중국의 한반도 정책과 동북아문제해결 등에 대한 중국의 시각을 살펴봤다. 25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국제문제연구원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궈센강 부원장, 위사오화 연구원, 쟈사오둥 박사 등 6명의 연구원이 참여했다.

◇북한 김정은의 방중은 당분간 어렵다

-김정은은 2011년말 북한 최고지도자가 되었지만 아직 중국을 방문하지않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하려면 북중관계개선이 필요한데 중국방문을 위해서는 어떤 계기가 필요한가.

“김일성ㆍ김정일과는 달리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하지않으니 북중 관계가 악화된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이 많다. 북한은 현재 국내문제해결이 우선이다. 젊은 지도자인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북한 국내가 안정되었을 때 가능하다. 현재 중국과 북한은 몇몇 문제에서 관점이 다르다. 우선 북핵문제는 해결돼야한다. 중국도 핵실험을 한 북한에 대한 유엔제재에 동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자신들이 핵무기를 가지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안보적으로 안전한 단계에 들어가야 자금을 경제에 투자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김정은의 방중은 이러한 북한의 국내문제가 해결된 이후라면 언제든 가능할 것이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언제일지는 모른다.”

◇북한도 한국과 미국이 침략하지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중국도 마찬가지다.

-북ㆍ중 간 우호조약(조ㆍ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1961년 체결)의 효력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봐야 하나.

“북ㆍ중 상호우호조약은 현재도 존재하고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다. 중국과 북한은 앞으로도 서로 도와주고 협력할 것이다. 하지만 이 협정은 냉전 때 체결됐다. 그때 중국과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침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을 침략하지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국은 그 약속을 믿는다. 북한도 한국과 미국의 침략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약에는 중국과 북한이 제3자로부터 침략을 당했을때 서로 도와준다고 되어있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침략하겠다는 의사가 없고, 침략하지않는다면 북ㆍ중간 조약에 대해 걱정할 필요없다. 그러면 왜 그 조약을 없애지않느냐고 물을 수 있다. 이것은 균형의 문제다. 한ㆍ미동맹이 강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북ㆍ중조약을 없앤다면 균형이 맞지않게된다. 그렇게 되면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한ㆍ미 군사훈련에 북한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북한은 한ㆍ미가 군사훈련을 할 때마다 ‘가만 있지않겠다’고 한다. 연평도 포격 때도 북한은 한국측의 군사훈련을 핑계됐다. 중국은 어떻게 보나.

“한ㆍ미 양국은 경제대국이다. 그러한 양국이 군사훈련을 한다면 북한은 스트레스를 받지않을 수 없다. 물론 북한도 한ㆍ미 군사훈련이 자신들을 침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북한 입장으로서는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한ㆍ미 양국이 군사훈련 횟수를 줄이는 것은 어떨까?”

◇한ㆍ중관계 발전이 한ㆍ미관계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은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ㆍ미ㆍ일 관계는 불협화음이다. 미국은 일본에 엔저와 군사 대국화를 용인했다. 미국과 중국,한국과 일본이 어떤 외교를 해야하는 지 조언한다면.

“위안부 문제,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한ㆍ중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또한 한ㆍ중은 경제관계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렇다고해서 한ㆍ미관계가 약화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은 한ㆍ중관계가 발전하고, 한ㆍ일관계가 악화되는 것에 대해 걱정한다. 걱정할 필요없다. 한ㆍ중관계의 발전이 통일될 때까지 미국과의 군사적 협력이 필요한 한ㆍ미 관계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모순처럼 들릴 지 모르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중국은 한국에 사드가 도입되는 걸 반대한다
-중국은 주한미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가 배치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사드가 중국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이유다. 한국은 북한의 실질적 위협이 상존하는 한 미국의 안보 도움에 필요하겠지만 중국은 한국에 사드가 배치되면 한중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은 한국을 이해한다. 한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 긴밀하다. 안보는 한국과 미국이 긴밀한 관계다. 이것이 객관적인 사실이고 필요이다.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않는다고 많은 한국인들이 생각한다. 아니다.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지지한다. 중국이 한반도 통일에 절대로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고, 또 않을 것이다. 중국이 유일하게 원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적인 통일이다”

◇미국의 군사전략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은 한ㆍ중 FTA 체결로 한ㆍ중이 경제적으로 밀접해지고, 한ㆍ일 관계가 멀어짐으로 인해 한ㆍ미ㆍ일 협력관계가 붕괴될 것을 우려한다. 중국의 군사대국화는 일본의 위협 때문인가.

“ 한ㆍ미,미ㆍ일,한ㆍ미ㆍ일,한ㆍ중 문제 등 모두가 미국과 관련돼 있다. 미국의 외교는 냉전이 끝나고 변화했다. 가장 큰 적인 소련을 잃은 미국은 동북아에서 패권을 노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한국,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그래서 지금 중국은 주변국들에게 가장 큰 무역 파트너가 됐다. 미국은 아시아지역의 균형을 위해 전략을 재수정했다. 미국은 이 지역에서 우세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한국을 비롯해 호주ㆍ태국ㆍ일본과 군사동맹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금 미 해군의 60%가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배치돼있다. 미국은 이 지역에서의 군사력 유지 뿐만 아니라 무역도 더 많이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2005년에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경제통합을 목표로 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체결했다. 이러한 미국의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중국이다. 미국은 이러한 전략들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중국은 이 말을 믿지않는다. 중국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전제는 미국의 군사전략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6자회담이 북핵문제로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어 동북아문제도 침체돼있다
-동북아지역에서 군사적인 충돌을 방지하기위한 협의체 혹은 기구 등을 만들기 위해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의향은 없나.

“동북아 안보문제는 리스크가 많다. 중국도 이러한 안보협의체 기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6자회담의 목표도 동북아 문제 해결이다. 6자회담이 북핵문제로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어 동북아문제도 침체돼있다. 중국도 새로운 안보개념을 연구하고있다. 동북아 국가들의 경제관계는 발전하는데 다른 분야는 발전속도가 느리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중국 안전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
-중국은 인터넷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인터넷 시장 정책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안전이다. 많은 외국 인터넷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고 싶은데 여러 장벽 중 가장 큰 것이 중국에 관련된 안보이슈이다. 해외 인터넷 사업의 기본은 개방이다. 개방할 수록 이익이 커진다. 중국에 진출하고싶어하는 기업들이 이러한 중국의 인터넷 안보정책을 극복할 방법은 없나.

“정부는 권한이 있다. 기업에 대한 심사 권한이 있다. 개방도 중요하지만 안전을 위한 안보도 중요하다. 외국 인터넷 기업들이 중국에서 일하고 싶다면 중국의 규칙을 따라야한다. 중국에 인터넷 기업들이 진출하고싶다면 먼저 중국의 법률을 배우고, 연구해야한다.”

-인터넷 기업이 서버를 중국내에 설치한다면 안전문제가 해결될까.

“서버가 중국 내에 있든지 중요하지않다. 어느 곳에 있어도 된다. 핵심은 중국 법률을 따르는 것이다. 서버가 중국 내에 있어도 법률에 어긋난다면 정부의 권한이 작동해야한다. 핵심은 해당 기업이 중국 법률을 준수하는가가 문제다.”

◇시진핑의 중국은 주변국 외교를 중시하고 있다
-중국은 대국ㆍ동북아ㆍ개도국 외교 중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나.

“한마디로 중국외교는 전면외교다. 시진핑 주석이 취임연설에서 주변외교를 언급한 이후 주변국과의 외교는 늘었다. 지난해 중국의 주변국외교 주제를 다루는 회의에 상임위원 7명이 모두 참석할 정도로 중국은 주변외교에 대한 관심이 많다. 중국 국가지도자들은 주변국가와의 외교문제 해결에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한국도 중국의 이웃이다. 한ㆍ중관계도 중국엔 주변외교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은 지난 7월 한국을 가장 먼저 방문했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이라는 것을 중국은 이해하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북한과 한국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외교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이익이다. 이익은 경제와 안보로 나눌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은 경제이익을 서로 포기할 수 없다. 한국이 안보이익 방면에서 미국과의 관계에만 올인하는 것은 좀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본다”

베이징=글·사진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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