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 노선」의 의지 표현|국민당 당직개편이 뜻하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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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당의 요직인선은 총선기간중 「의험수위」에 도달했던 당의 「색채」를 중화하고 적어도 11대 초반에는 온건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표현한것같다.
당내최고참 (4선) 국회의원이며 투사적 이미지가 강한 이만섭씨와 총선거를 비교적 잘치러 내당외의 경계를 받아온 김영광 전사무총장이 핵심요직인 사무총장·원내총무에서 제외된것이 그 단적인 예라 하겠다.
대신 조용하고 큰 욕심이 없는 신철균씨가 사무총장에 앉고 6대 이후 실업인으로서 정치와 무관한 생활을 해온 이동진씨가 원내 총무직을 맡아 민정·민한당과의 관계에서 마찰이 생길 소지가 줄어들었다.
재력이 든든한 윤석민씨 (대한선주힉장)를 부총재로, 이종성씨 (충남방적 회장)를 전당대회의장으로, 조정구씨 (삼부토건회장)를 재정위원장으로 각각 중용한것은 장의 자력갱생을 위해 김종철 총재가「부담」을 분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만섭씨가 자신의 대타자로 밀었던 이성수씨가 원내총무로 발탁되지 않은것은 경북세(지역구18명중 5명)에대한 김총재를 비롯한 당내의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
양찬자· 김용호·윤인직·정희섭·이종근·현기순씨등으로 고문을 형성한것과 중앙위 의장 (백현상)을 원외에 할애한것은 이번 총선에서 탈락한 구공화당 중진들에 대한 배려이며 원내와 원외의 균형을 유지 하겠다는 김총재의 구상을 반영한 것이다.
조일제 정책위의장은 마지막 단계까지 이성수씨와 경쟁을 벌었고 원내 부총무는 지역안배를 하겠다는 당초의 원칙이 변경돼 수석만 호남(이성일)에 할애하고 나머지 두명 (박재욱·김기수) 은 경북출신이 차지했다.
전국구출신은 조정구씨를 뺀 7명중 6명이 요직에서 제외돼 지역구 우선원칙이 존중됐다.결국 이번 인선에서 김 총재는 대내적으로는 원외총재인 자신에게 도전할 폭을 줄이고 대외적으로는「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는뎨 중점을 둔것같다.<전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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