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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국회, 민심에 뚫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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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21일 오전 검찰이 강제구인에 나섰던 여야 의원 5명이 이날 오후 서울지법과 인천지법에 각각 나와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이날 밤 영장이 발부된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은 최장 20일간의 구속수사를 받게 된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박상은·조현룡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신학용·김재윤 의원. [김상선·최승식 기자], [뉴스1]

비리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회의원 5명 가운데 여야 의원 3명은 영장이 발부되고 야당 의원 2명은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윤강열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1일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 입법로비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혐의(뇌물)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인천 계양갑), 신계륜(서울 성북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윤 부장판사는 “뇌물을 줬다는 공여자 진술의 신빙성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현재까지의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 여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윤 부장판사는 그러나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제주 서귀포) 의원과 철도부품회사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 조현룡(경남 의령-함안-합천)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은 발부했다.

 인천지검은 14억원의 불법 자금을 받아 이중 8억여원을 차명계좌로 관리한 혐의로 새누리당 박상은(인천 중구-동구-옹진군) 의원을 구속했다. 인천지법 안동범 영장전담판사는 “범죄 혐의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김 의원 등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오후 2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실질심사를 받았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해당 의원들은 오전 일찍 법원에 연기 요청서를 제출하거나 검찰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하루만 버티면 임시국회가 열리는 22일 0시부터는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지 않는 한 불구속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날 새벽 검사와 수사관 40여 명을 국회 앞에 대기시킨 뒤 오전 9시30분부터 강제구인에 나섰다. 법원도 “통상 사건과 동일하게 검찰이 구인영장을 집행해오면 지체 없이 심문을 하겠다”고 밝혔다.

 방탄국회 뒤에 숨어보려던 의원들은 여론이 급속히 나빠지자 결국 이날 오후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혔다. 조 의원의 경우 검찰이 강제 구인에 나서자 사용하던 차명전화마저 끈 채 잠적했다가 다른 의원들의 출석 소식에 뒤늦게 나왔다. 의원들은 실질심사에서 한결같이 혐의를 부인했다.

◆송광호 의원 구속영장 청구=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이날 철도부품업체 AVT로부터 7000만~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송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체포동의요구서를 국회로 보낼 예정이다.

글=정종문·노진호·이유정 기자
사진=김상선·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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