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소리 다가오는데 … 옐런 Fed 의장 "국민 고통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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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둥! 둥!’ 북소리가 울린다. 미국 기준금리 조기 인상을 부르짖는 북소리다. 점점 북소리는 가까워지고 있는 듯하다. 결국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까. 최근 몇몇 흐름을 보면 그럴 법하다. 채권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올 2분기 성장률도 4%(연율)였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기준인 2%를 웃돌고 있다. 일자리 창출도 월 20만 개 정도 이뤄지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시절 같았으면 선제적 금리 인상이 이뤄졌을 것이다.

 그러나 Fed 수뇌부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재닛 옐런 의장은 최근 “국민이 여전히 고통스럽다”는 요지로 말했다. 부의장인 스탠리 피셔는 “총생산 실적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실물경제 흐름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미 프린스턴대 아티프 미안(경제학) 교수 등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생한 주요 침체를 비교한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통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안 교수 등은 각 침체 시작 시점의 경제 상황을 100으로 놓고 이후 성장률 흐름을 비교분석했다. 2007년 12월에 시작된 이번 침체는 18개월(6분기)이 흐른 뒤인 2009년 6월 끝났다. 문제는 이후 미 경제가 이전 침체처럼 확장 국면에 진입해 가파르게 날아오르지 못했다. 대신 지지부진한 흐름을 5년째 보였다. 피셔 부의장이 이를 두고 “지속하는 대침체(Great Recession: moving ahead)”라고 했다. 미안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올 2분기 4% 성장이 좋은 소식이기는 하지만 회복 흐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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