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는 원한관계일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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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번 윤상군 사건의 범인중 1명은 사건발생 한달 전에 있었던 누나 연수양 유괴미수사건의 범인과 동일인이라는 것이 밝혀져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임이 드러났다.
지난 1백8일동안의 경찰수사에서 드러난 사건의 성격·수사상황·피해자 생사여부등을 수사전문가·법죄심리학자들로 부터 들어본다.

<동기①>
(유괴를 가장한 교통사고)5번째의 편지에서 범인이 밝힌대로 교통사고를 위장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1백여일이 넘도록 끈질기게 수사망을 피해가며 전화·편지등으로 가족들을 괴롭힐까 하는 것이 의문점이다.
우발적으로 빚어진 교통사고를 어리석게 중벌을 받는 유괴사건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 14살의 남자중학생을 끌고 갔다는데서 오히려 수법상 교통사고를 가장한 유괴의 가능성이 있다.

<동기②>
(금전을 노린범행)이 경우 윤상군은 대상으로 적합지 앉다. 비록 다리를 절기는 하나 체격이 좋은 남학생을 택한다는 것은 경험범칙에 어긋난다. 범행 장소에서 가까운 서교동·동교동등에 부유한 집이 많고, 이제까지의 유괴사건에서 보듯이 10살 안팎의 어린이를 택했을 것이다. 협박편지·전화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돈 이야기가 점차 사라진점등으로 미뤄 경찰수사를 혼란시키기 위한 위장일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의 주요 유괴사건중 돈을 노린 경우는 3∼33일 사이에 해결된 점(2차 구주양 유괴사건은 제외)으로 미뤄볼 때 1백여일동안 여유있게 기다린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동기③>
(원한에 의한 범행)경찰이 가장 관심있게 좆고 있는 수사방향이다.
윤상군의 부모는 전혀 원한을 살만한 이웃이 주변에 없다고 주장하나 부부 어느 한쪽의 이성교제관계등 이들이 숨기거나 깨닫지 못하고있는 원한관계의 상대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경찰의 견해다.
아버지의 주변사정을 살펴볼 때 무일푼의 처지에서 지난 8년동안 억대가 넘는 재산을 모은 점등을 감안한다면 범인들이 전화를 통해 밝힌것처림「간접적인 피해」를 본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또 부모가 윤상군 남매를 집 주변의 다른 가정과는 달리 지나치게 과잉보호했다는점 등도 말 못할 사정이 있지 않나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금전관계 때문에 가까운 친척과 한때 서먹서먹해졌던 일도 있어 가까운 주변에서 단순한 시기심 때문에 범행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전담수사요윈의 대부분이 원한에 얽힌 수사에 배치되고 있다.
수사에 못지 않게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피해자인 윤상군의 생사여부.

<살아있을 가능성>
범인들이 그동안 보내온 편지와 전화를 통해『무사하다』는 점을 되풀이 강조해온데 기대를 걸고 있다.
범인들은 윤상군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유괴 3일째 되던 날 윤상군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 「테이프」를 전화를 통해 들려주었고 편지에서도 『윤상이가 책을 읽고 싶어한다. 책과 「스웨터」·장갑·윤상이가 먹던 약을 검은보자기에 싸 마포우체국앞 공중전화「박스」에 갖다두라』고 한 것은 이 당시까지만해도 윤상이가 살아있다는 추정을 뒷받침해 준다.
또 여자범인이 『우리들 사이에 의견충돌이 있었다. 나는 윤상이를 좋아하고 윤상이도 나를 따른다. 언젠가는 탈출시키겠다』고 한 전화내용 역시 생존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이 같은 추정은 물론 범인들의 전화나 편지내용등이 거짓이 아니라는 가정아래서만 가능하다.

<살해됐을 가능성>
16일 이후 초조해진 부모가 애타게 『윤상이의 목소리를 듣게해달라』고 요구했는데도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은 윤상군의 안전이 회의적이라는 추정을 낳고 있다.
윤상군이 비록 다리가 불편하기는 하지만 체격과 지능이 ENldjsks 중학생이어서 탈출을 시도했거나 자신의 위를 외부에 알릴수도 있었을텐데 이런 흔적을 단 한가지도 찾지못했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해주는 이유중의 하나다.
또 지금까지 원한에의 한 범행에서 피해자가 살아난 경우가 드물다는 통계도 윤상군의 생존가능성을 어둡게 한다는 것이 수사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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