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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콜레라」첫 발생지는|신안아닌 목포였다|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정순교수 추적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지난해 유행했던「콜레라」는 첫 발생지로 발표된 전남신안군 안좌면 두리가 아니라 목포에서 그 이전에 발생해 유행하다 상어고기를 통해 두리마을에 전염, 발견된 것으로 그 경로가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보사부의 의뢰로 현지 역학조사를 말았던 시울대보건대학원 김정순교수가 최근 발간된「한국역학회지」에『1980년「콜레라」발생의 근원 추척조사』란 보고논문을 발표함으로써 26일 밝혀진 것이다. 이 조사에서 김교수「팀」은 첫 발생지로 알려진 두리마을이 교통이 극히 불편한 격리된 섬 마을이라는 특이성에 유의, ▲선박등을 통해 인근 오염지역으로부터 유입 ▲수년전 감염된 건강한 보균자에 의한 유포 ▲세균무기로 북괴가 사용했을 가능성등 세 가지를 검토했다.
그 결과 건강한 보균자에 의한 유포는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최장보균기간이 5개월이었고 통상「콜레라」균은 발명 후 14일 안에 균배출이 끝나는 비율이95%나 되며 1970년 이후 10년 동안 국내에서「콜레라」유행이 없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배제됐다.
세쨋번 세균무기 가능성은 작년의「콜레라」가 병원생이 약한 이형「엘토르」형이고 전파효율성이 큰 우물물 등을 통한 전염이 아니라 생선을 통한 전파였음이 확인돼 역시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았다.
이에 인근오염지역에서의 유입에 초점을 맞추고 조사했으나 첫 사망자가 난 두리는 물론 인근 마을에 외항선원이나 어부가 한사람도 없어 선원에 의해 유입했을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됐다.
김교수「팀」은 주미들과의 면접조사에서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9월1일 최초 사망한 장정섭씨(68)가 발병했을 때 마을에서 9명(남자7, 여자2명)의 설사환자가 거의 동시에 발생, 그중 장씨등 2명의 중세가 가장 심했고 1명은 목포병원에서 이틀간 치료를 받고 완치됐다는 것.
이들 설사환자들은 모두80년8월27일 한마을 김전수씨1주기에 가서 제사음식을 먹은 뒤 발병했다. 제사음식조사에서 목포에서 사온 2마리의 상어가 1차 감염원으로 드러났다.
김교수「틱」은 문제의 상어를 추적했다. 제주도나 흑산도 근해에서 잡히는 이상어는 목포에 사는 김씨의 둘째아들이 생선행상을 하는 친구장모에게 부탁,「리어카」행상으로부터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교수「팀」은 1차 감염원인 상어가 ▲생선에 끼얹는 부두바닷물에서 오염됐거나 ▲생선을 다루는 어부나 상인들의 취급과점에서 오염됐을 것으로 보고, 그렇다면 일만 목포지역에서 잠재적인「콜레라」유행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팀」은 목포시내 종합병원·개인의사들의 면담조사를 통해 7, 8월 사이의 설사증세환자 추이와 목포시의 사망자수를 조사했다.
목포시내 종합병원과 내과의원에 기록된 설사환자는 7, 8월 두달 동안 모두 1백22명(79년·1백5명). 7윌20일부터 8월에 걸쳐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8월에 환자가 많았다. 이들 중 주소가 확인된 13명을 찾아 면접 조사한 결과 그중 5명이 증세로 보아「콜레라」였다는 심증을 얻었다.
또 대부분의 의사들은 ▲7, 8월에 예년보다 식중독성 설사환자가 많았고 ▲보통설사환자와는 달리 탈수가 심해 항생제 치료에도 효과가 없어 장기간 치료한 사례가 있었으며 ▲정부가 신속히「콜레라」발생 발표를 했더라면 유사「콜레라」로 보고될 사례도 상당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특히 목포시의 8, 9월중 사망자수가 예년59∼65명이던 것이 작년에는 8월1백40명, 9월1백20명으로「과잉사망」현상을 뚜렷하게 보였다.
김교수「팀」은 이 같은 조사를 토대로「클레라」가 7, 8월중 목포에서 잠재 유행했으나 만순 설사병으로 치료되다 상한, 상어고기를 통해 두리마을에 유입돼 집단발병, 발견된 것으로 결론지었다.
김교수는 8월30일 공식적으로 촤초환자(장귀섭)가 발생하고 9윌1일 사망했지만 9월12일에야「콜레라」로 확인되고 18일에 방역령을 발표했으며 9월21일 역학조사「팀」이 파견되는 등 초기단계에서 당국이 발생사실을 숨기려하다 결과적으로 환자발생을 늘렸다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또 목포시내 병·의원에서 8월 이전에「콜레라」유행이 확인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놓친 것은 ▲우리나라에서 설사에 대해 환자나 의사가 모두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데다 ▲의무기록 등도 제대로 남기지 않아 추적이 어렵고 ▲긴급시에 대비한 전염병발생신고체제가 정비되지 않은 때문이라고 들고 시급히 효율적인 방역관리망을 조직토록 건의했다.
작년 우리나라의「콜레라」는 공식적으로 1백45명이 발병, 4명이 숨진 것으로 되어있으나 실제는 그보다 많은 7백79명이 발병, 24명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동지소재 정희영교수의『「코레라」의 자연사』)

<문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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