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의약품 좀더 과학적인 검사를…|현재의 실태와 문제점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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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최근 식용유의 벌 가치발표를 둘러싸고 고발사태까지 빚는 물의가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들은 모두 요즘 들어 식품공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일어나는 것. 특히 식품·의약품들은 연속적으로 섭취한다는 데서 피해가 클 수 있어 더욱 관심을 갖게되며, 여러 나라들이 국가적으로 품질관리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경우는 식품·의약분석으로 권위가 있어야할 국립보건연구원의 분석이 과학적인 기기 사용분석은 적고 대부분이 떨어지는 물리적·화학적 방법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된다.
식품에 대한 규제는 내용물의 생산단계에서의 저질 불량화 및 첨가물, 유통과정에서의 변질, 원료자체의 중금속 오염 등이 대상이 된다.
식품의 1차 품질유지는 생산업체가 책임을 지게 되며 2차 적으로는 보사부와 각 시·도가 연중 수시로 제품들을 수거, 시·도 보건연구소에서 불량여부를 검사하게 된다.
이 단속조사는 특정 품에 대한 특정불량품 생산지역을 중점 적으로 하게되는데 대부분 계절적·지역적 취약품목을 집중적으로 하게 된다.
전국적인 규모의 각종검사는 국립보건연구원이 맡고 있다.
식품의 경우 보사부와 내무부·검찰 등 유해식품 합동단속반이 유통되는 불량식품을 수거하는 특별단속을 벌인다.
지난해에는 3월부터 12월까지 10차례에 걸친 특별합동단속을 벌여 국립보건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전국에서 수거된 식품을 점검하고 있는 국립보건연구원은 79년에 1천4백55건, 지난해 9월말 현재) 8백26건의 식품을 점검, 그중 3.1∼6.7%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번 물의가 됐던 식용유를 예로 보면 산가「요드」가 「타르」색소를 검정하게 되어 있다.
검사 기준은 산가는 0.2이하, 「요드」가는 1백23이상 1백42이 하이고「타르」색소는 검출돼서는 안되도록 되어 있다.
식용유에서 특히 산가는 품질의 양부를 판정하는 기준으로 유지1g에 함유돼있는 유리지방산을 중화시키는데 필요한 수산화「나트륨」의 ㎎수치를 말한다. 따라서 유리지방산이 적을수록 기름의 질이 좋다는 뜻이다. 산가가 높은 기름을 사용한 음식을 먹으면 복통과 구토가 일어나며 암이 생길 수도 있다.
보건연구원 분석 「팀」은 또 가장 변질되기 쉬운 우유와「아이스·크림」은 세균과 대장균 수·산도·유지방 등을 분석한다. 어육련 제품(생선묵)은「타르」색소·대장균 수·산가·아질산 등을, 식육과 통조림은 진공도·주석함량·대장균 수 등을, 맥주는「에틸·알콜」·「메틸·알콜」·회분함량 등을 분석한다.
검사방법은 감각기관을 통해서 하는 물리적인 방법, 「에틸·알콜」이나 「에태르」 등 용제를 섞고 필요한 시약을 넣어주는 화학적인 방법과 정밀기구를 사용하는 기기 분석 등이 있는데 세 번째 방법이 가장 정확하다.
이 보건연구원이 갖고 있는 분석기는 원자흡광분광 광도계 등 모두 2백19종이다.
현재 보건연구원은 식품검정의 80%를 화학적 방법으로 하고 있고 나머지 20%를 기기 적인 방법과 냄새·맛·색에 의존하는 물리적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고는 대부분 객관적인 기기적 분석방법을 사용하고 전근대적인 물리적 방법 등은 지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
의·약품은 각시·도가 매달 「약사감시」라는 제도를 통해 임의적으로 「샘플」을 수거, 검사를 한다.
시·도 보건소에서 분석이 어렵거나 주요품목은 국립보건연구원으로 이송되는데 국립보건연구원이 79년에 9천1백90건, 80년(9월말현재) 5천9백81건을 검정한 결과 각각 1.9, 1.7%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약품분석에서는 순도시험(불순물이 들었는지 아닌지), 무게가 일정한지, 성분의 함량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일정한 시간 안에 녹는지 등을 시험하게 된다.
불합격 판정을 받은 식품·의약품들은 대부분 군소 「메이커」제품이거나 식품의 경우 구멍가게에서 수거해온 출처조차 분명치 많은 제품들.
문제는 품질을 유지해야 하는「메이커」측이나 이를 검사해야하는 당국에 모두 있다.
미국·일본·「유럽」여러 나라의 경우 식품·의약품 분석의 80∼90%를 「컴퓨터」 등 최신기계를 이용한 기기 분석에 의존, 누가 봐도 시비를 할 수 없는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와 함께 당국의 강력한 규제체제로부터 「메이커」의 자체품질관리 체제로 바뀌고 있어 대부분의 식품·의약품 제조업 회사들은 실험·분석실을 갖춰 품질을 자체관리하고 있다. 미국의 「카네이션」·「거버」사 등 대 식품「메이커」들은 원료와 첨가물·향료등 각 부분에 걸친 완벽한 분석실과 수십∼수백 명의 연구원들이 품질관리를 위해 고용되고 있다. <김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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