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H 마이너스형의 윤화 환자 심야의 수혈작전불구 절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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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희귀 혈액형의 응급수술 환자를 살리기 위해 같은 혈액형의 수혈 희망자 30여명이 심야의 구명작전을 폈으나 환자는 끝내 숨졌다.
14일 밤10시쯤 서울 서초동 강남 성모병원 응급실에 들어온 교통사고 환자 김대희씨(56·여·서울 서초동 우성「아파트」10동1501호)의 혈액형은 동양인에겐 희귀한 「Rh마이너스 O형」
같은 형의 피가 단 1명도 보관되어 있지 않은 병원 측은 즉시 각 방송국에 연락하는 한편「Rh마이너스·타입」이 많은 미8군에 긴급 수혈을 요청했다.
『「Rh마이너스 O」형을 구합니다.』-TV화면을 통해 첫 「스파트」가 방영된 시간이 밤10시55분쯤.
TV가 방영된 후 제일 먼저 온 연락은 5분 후인 11시쯤 멀리 마산에서의 시외전화.
『의사 선생님, 제가 달려갈 때까지만 살려주세요.』
그러나 안타까운 목소리만큼이나 거리가 너무 멀었다.
연락을 받고 온 가족들과 담당의사가 속수무책으로 발만 동동구를 때 첫 번째의 헌혈희망자 전인덕씨(35·여·서울 방배동 497)가 응급실 문을 들어섰다.
이때가 밤11시55분쯤. 모두의 안도 속에 전씨는 서둘러 검사에 들어가 혈액형 검사·수혈가능여부 검사 등을 30여분 동안에 마쳤다.
새벽 0시30분쯤 김씨 곁의 침대에 올라 팔을 걷고 막 약솜을 문지르는 순간 김씨의 맥박과 호흡은 멎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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