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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정서·지능은 어릴 때 결정된다-초기교육 왜 필요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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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81년은 한국 유아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한해가 될 것 같다. 기존의 사립 유치원외에 관 주도의 새로운 협동유치원, 국민학교 부설 공립 시법유치원·어린이의 집 등이 전국적으로 3천여 학급이 신설 또는 증설될 계획이어서 유아교육은 급격한 양의 팽창을 보이고 있다. 어린이들의 지적능력을 개발하고 올바른 성격형성 등을 위해 보다 빨리 질과 양면에서 충실하고 풍부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유아의 조기교육. 따라서 바람직한 유아교육이 이 땅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한국 유아교육의 올바른 인식과 바람직한 방향모색을 위한 「시리즈」를 마련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와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것이 유아 조기교육의 중요성이다. 환경이 어린이의 정서발달·올바른 성격형성·인지발달·사회성 개발·두뇌와 신경조직의 발달 등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있다는 많은 연구결과가 이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간발달 과정에서 유아기의 중요성을 가장 일찍 주장한 사람은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였다.
『생의 첫 몇년간은 성격형성의 결정적 시기다』고 주장한 「프로이트」는 성격의 발달 적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인간의 성격은 5세까지 거의 완전히 형성되고 그후의 성격은 대부분 기본적 구조가 마무리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50년대에 들어와 사회 심리학적 측면에서 인간을 살펴 『8단계 자아완성의 이론』을 발표한 「에릭·에리스」, 습관형성을 중요하게 생각한 행동주의 학자 「존·왓슨」 등은 「프로이트」의 주장을 더욱 발전시켜 정서적·심리학적·인지적 측면에서 유아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아교육의 중요성과 그것이 전 인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교육학자들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내용으로 이연섭씨(교육 개발원)는 66년 미국 전국 교육학회(NEA)의 다음과 같은 발표를 든다.
『4세된 모든 어린이는 공립학교에 갈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많은 연구에서 지적된 바처럼 생후 4∼5년간은 신체적·정신적 성장이 가장 빠른 시기이며 주위 환경의 영향을 가장 심하게 받는 시기다.
무엇인가 이때에 잘못되면 그 피해는 가장 파괴적 일수 있으며 후에 그 피해를 극복하기란 퍽 어렵다. 아마 극복된다해도 완전히는 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0세에서 만8세에 이르는 어린이(교육학자들이 주장하는 유아기)들을 보다 빨리 지적·정서적·신체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조기교육. 이러한 여건만 충족시킬 수 있다면 가정에서도 가능하다. 반드시 유아원·유치원을 보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원령 교수(중앙대·유아교육)는 말한다.
그러나 대체로 가정은 좋은 유아원 또는 유치원 등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 할 수 없다. 우선 공간적으로 활력이 넘치는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넓이의 방을 가진 가정이란 극히 드물다. 또 유아교육기관에서 제공할 수 있는 교육적 경험을 줄 수 없다는 등으로 전문적인 교육기관의 필요성이 생긴다.
따라서 80년 현재 한국에서는 만5세 어린이가 다니는 유치원 취원율이 크게 잡아 10%안팎이다. 그에 비해 주미각국은 70년대 중반에 이미 미국이 98%, 「프랑스」와 일본이 l백%.영국과 독일 99%, 전체국가인 소련은 0세부터 만7세의 어린이 1백%가 교육을 받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국은 19세기초 사회 변화에 따라 엄마가 직업을 가진 빈민층자녀의 탁아기능의 요구로 시작한 유아교육을 44년 만5세 어린이의 공교육화로 발전시켰다. 미국에서 역시 40년대 2차 대전 중 공장 여직공을 위한 탁아소의 발달을 시발로 만3세 어린이까지의 유아교육이 실시되었다가 57년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의 발사를 계기로 일찍부터 두뇌개발 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유아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70년대 후반부터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한 유아교육이 흔히 공부 잘하는 아이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하는 이상봉 교수는 『유아교육은 두뇌와 정서·신체의 고른 발달을 위한 전인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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