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어린이 버스 타기가 편해 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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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교통부는 시내「버스」의 차 바닥을 낮춰 승객이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출입구가 낮은「버스」(저상「버스」)를 개발, 운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저상「버스」는 「유럽」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운행되어 온「버스」로 어린이·노약자를 비롯한 일반 승객들이 쉽게 타고 내릴 수 있고 추락의 위험이 없는「버스」형이기 때문에 현재 운행되는「버스」를 벌써 이런 식으로 개조했어야 됐다는게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교통부 당국은 저상「버스」의 기본모형을 만들어 각「버스」「메이커」들이 이에 맞춰 「버스」를 제작, 형식승인을 받도록 한다는 기본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어떤 모양의「버스」가 현재 운행될 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교통부의 의뢰로 79년부터『도시형 저상「버스」의 기본 설계』를 연구해 온 오세종 박사 (한국과학기술원 열 기계 연구실장)로부터 저상「버스」에 대한 기본 설계 방향을 미리 들어본다.
시내「버스」의 출입구가 높고「러시아워」때 승객이 밀리는 우리 현실을 볼 때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는 저상「버스」의 개발이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시내「버스」가 별로 없었던 미국도 지난해부터 일부 대도시에 시내「버스」를 투입키로 결점, 「유럽」형 저상「버스」를 발주하고 있다.
「유럽」형 시내「버스」는 길바닥에서「버스」바닥까지의 높이가 60cm이하로 돼있어 시민들이 안전하게「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다.
특히「버스」정류장에는 승객이 쉽게 승·하차하도록 일정한 높이의「플랫폼」이 설치돼있어 바닥이 낮은「버스」는 이「홈」과「버스」바닥이 수평이 되도록 돼 있다.
출입구에 1개의 계만이 있는「버스」도 승강대「버스」바닥의 높이가 20m이고 3개의 계단만이 있는「버스」도 각 계단 높이가 20cm씩이어서 승강대∼「버스」바닥의 높이가 60cm밖에 안 된다(그림 참조).
이에 비해 오 실장이 조사한 우리 나라 시내「버스」의 승강대 높이는 92∼1백9cm. 특히 계단 1개의 높이가 20cm이하(계단 3개 이하)여야 하는데도 우리 나라는 26·5∼35cm로 돼있어 타고 내릴 때 불편과 위험이 따른다. 이처럼 계단이 가파르고 높기 때문에「버스」바닥면적에서 계단이 차지하는 면적도 넓고「러시아워」때 밀고 밀리는 일대 혼잡 속에서 승객의 추락사고위험이 크다.
이에 따라 새로 개발되는 시내「버스」는 우선 차체의 크기는 지금과 같이 하더라도 출입구가 낮고 (60cm 이하) 좌석은 2명이 앉는 좌석과 1명 좌석을 적당히 섞는 형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오 실장의 말. 좌석 배치는「버스」뒤쪽에 2인석을, 출입구 쪽에 1인석을 섞어 배치하며 급정거 때의 위험을 막기 위해 손잡이를 많이 만들어야한다.
「유럽」에는 A·B 두가지형의「버스」가 있는데 이중형은 출입구가 앞과 가운데 등 2개가 있고 B형은 가운데에 2개의 출입구가 있지만 우리 나라「버스」는 앞과 가운데 2개의 문이 있는게 좋다.
이상적으로 하자면 출입구에 자동개폐 장치가 돼있어 문이 닫히지 않으면 차가 떠날 수 없도록 장치하는게 추락사고의 위험을 막을 수 있다. 「유럽」의 경우 운전사가 요금을 받지만 승객이 많은 우리 나라는 차장은 요금을 받고 자동문 개폐는 운전사가 맡으면 된다. 또 승객 이동의 효율성을 위해 현재「버스」의 1·5∼2배되는 대형「버스」를 개발, 노선과 도로사정에 따라 이를 투입하는게 바람직하다. 대형「버스」가 교통소통에 지장을 준다고 줄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서민들이 승차난으로 교통지옥을 겪고 있는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 생각이며 여러 대의「버스」가 도심에 한꺼번에 밀리는 대도시의 실정에 비춰 대형「버스」개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2층「버스」는 육교와 전기·전화선에 걸리고 신호등을 가로막으며 2층에서 서서 가지 못하는 등 효율성이 없어 우리 나라에서는 운행되기 어렵다.
현재의 시내「버스」는「러시아워」때 정원보다 훨씬 많은 1백20∼1백30명까지 승객을 태우고 있으나 신형「버스」는 1백명까지 태우는게 이상적.
승용차는 80마력으로 4명을 태울 수 있고 (운전사 제외「버스」는 2백마력으로 1백명을 태울 수 있으므로 승용차는 1명에 20마력,「버스」는 1명에 2마력의「에너지」를 쓰는 셈이므로「에너지」절감 면에서「버스」가 10배의 효율을 갖고 있다. 또 도로 점유율은「버스」가 승용차의 ??배이나 승객은 25배 더 태울 수 있으므로 효율성은 6, 5배로「버스」증차가 바람직하다.
장기적으로 대도시의 교통은 지하철이 바람직하지만 그렇더라도 도로를 방사선으로 개발하고 1개 도로에 1개「버스」노선만 통과하도록 하면「버스」정류장마다「플랫폼」을 만들 수 있어 교통난 해소에 도움이 된다.
「유럽」의 경우「버스」노선이 20년간 변하지 않지만 우리 나라는「버스」노선이 자주 바뀌어「플랫폼」을 만들기 어렵다.
또「버스」회사를 공영화해야 이같은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오 실장은『고위관리와 기업체 사장들도「버스」와 전철을 많이 타는「유럽」의 대중교통정책을 참고할 만 하다』고 말하고 있다.<김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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