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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새 집 몇채 날리기 일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비뚤어진 2세들이었다. 「후암동파」의 주범 이복원씨(구속) 의 아버지는 자유당 때의 국회의원이었고 배진우씨(수배)의 할아버지는 건국 초 감찰위원장이었고 아버지는 현재 대구에서 개업중인 의사.
「이석권파」의 오민환씨의 아버지는 자유당 때의 재무부 차관. 이종범씨는 P「호텔」을 가진 명동 부동산 갑부의 2남으로 현재 그「호텔」의 전무도 겸하고 있다.
이밖에 정덕진씨는 몇년전 속리산 관광 「호텔」「카지노」도박사건의 주역이고 이덕환·김경준·박봉량씨 등도 경제적으로는 남부럽지 않은 청년 실업인들.
명문 모 고교 동문들로 서로 알게된 이들은 도박판에 가담한 후에는 본업이 부업이 될 정도였다.
특히「후암동파」는 전세든 2층 비밀「포커·홀」에 4명의 미녀를「딜러」로 고용했으며 옆방에는 양주 등을 차려놓고 주지육림(주지육림)속에 빠져 있었다. 수사관들이 닥쳤을 때에도 이들은 술에 취해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비밀도박장은 복도와 방마다 고급 양탄자가 깔려 있으며 「포커·룸」이외에 술을 마실 수 있는「스탠드·바」, 피곤할 때 쉴 수 있는 휴게실, 침실 등이 따로 있다.
방마다 고급스런 목재가구와 그림이. 들어차 있고 최고급 침대와「쇼파」가 갖추어져 있다. 특히 침실의 벽지는 외국에서 들여온 여인의 반나체로「모자이크」된 특수지로「섹시」 한「무드」를 만들고 있다.
판돈도 엄청나 하룻저녁에 서민들의 집 몇채가 왔다갔다했다. 오민환씨는 하루에 현금 1억원을 잃고도 모자라 수표를 발행해 다음날 갚았다. 박영주·박영호씨 형제는 3억원을 잃고 패가 망신, 박영옥씨는 미국으로 피신했다. 전영자씨(46·여) 는 4일만에 6천만원을 「도리짓고땡이」판에서 날리고 집을 팔아야했다.
이들은 도박 장소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후암동파」는 일행이 경영하는 조선「호텔」「나이트·클럽」에 모여 승용차를 돌려보낸 뒤를 「택시」를 이용했고 다른「팀」들도 1개월 이상 같은 장소를 계속 사용하지 않았다.
「공굴리기」의 경우「택시」와 승용차를 바꿔 타며 장소에 도착했고 장소도 하루에 몇시간만 개인주택을 빌어 썼다.「도리짓고땡이」의「헌범파」는 연락책인 윤영자씨(33·여·구속)가 매일 장소를 바꿔 전화로 통보해 주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외상 노름을 막기 위해 폭력배도 고용하고 있었다.「박세호파」는 폭력조직인 「서방파」와 손을 잡고 칼잡이를 동원, 노름빚을 받아냈다. 이들은 작년1월 박영주씨가 「포커」판에서 1억원을 잃고 3천만원을 갚지 못하자 S「호텔」「로비」에서「서방파」깡패들을 동원. 집단폭행을 하기도 했다.
「헌범파」는 칼잡이 허연봉(32)을 고용했는데 허는 지난14일 수사관이 그의 승용차를 수색 중 칼을 휘두르고 달아나 현재 수배 중.
가수·「탤런트」들이 무더기로 걸려들어 얼마전 거창했던 그들의 정화 결의대회를 무색케 했다.
구속된 신선삼씨는 연예계 분 아니라 노름세계 알아주는「포커꾼」.
그는 14일 연기분과위원장에 당선된지 하루만에 쇠고랑을 찼다.
또 달아난 가수 아상열 하수영도 이미「아마추어」의 정도를 벗어나 연예인끼리가 아닌 직업 도박꾼들과 어울렸다는 것.
이는 도박전과가 있는데 다전주(전주)들에게 고용될 정도의 수준이라는 평.
또 하는 방송 녹화 등의 출연을「펑크」낼 때는「그 친구 어디서 또 밤 세우는군」으로 방송가에선 통할 정도.
이밖에 가수 「탤런트」등도 자주「포커」판에 어울린 것으로 밝혀졌으나 상습도박으로 모기에는 규모가 작아 일단 훈계 방면됐다.
그러나 이들 중 몇 명은 계속 수사대상으로 남아 있어 연예계에 대한 수사는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권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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